[현장 직썰] “주거는 생산 기반”···지방소멸 해법 찾을 민간주도 ‘싱크탱크’ 떴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가 10일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이하 이인영 의원실]

[직썰 / 손성은 기자] 지방소멸 위기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주거를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닌 ‘생산의 거점’으로 재정의하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 시스템을 모색하기 위한 민간 주도 정책 협의체가 닻을 올렸다.

‘지방시대 생산적 주거와 포용적 금융 세미나’가 10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지방의 저성장과 인구 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거와 금융이 결합된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됐으며, 이를 구체화할 실행 기구인 ‘지방시대 생산적 주거 포용적 금융 위원회(이하 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지방 이주 실패는 금융 부재 탓...주거·금융 결합 생태계 시급”

이날 행사를 주최하고 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을 맡은 제윤경 전 국회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지방시대의 성공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통합’을 강조했다.

제 위원장은 “지방에서 살아보려는 선택이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주거와 금융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며 현행 제도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어 “지역 특성과 주민의 삶을 반영한 주거 모델과 이를 뒷받침하는 금융 생태계가 구축될 때 지방이 다시 성장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단순히 집을 짓는 건설 중심의 접근이 아니라, 지역 내에서 일자리와 경제 활동이 가능하도록 돕는 ‘생산적 주거’ 개념이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제 위원장은 “민간과 공공, 현장과 제도가 긴밀히 연결돼야 지방시대의 지속가능한 해법이 나온다”며 위원회 출범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정·관계 무게감 있는 인사들 ‘지원사격’...입법·정책 뒷받침 예고

이날 축사를 맡은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국회 정무위원회)은 제도의 실질적 개선을 약속하며 힘을 보탰다.

이 의원은 “지방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의 선택을 제도가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지방의 삶은 단순한 정주가 아니라 일·관계·경제활동이 결합된 구조이며, 생산적 주거와 포용적 금융은 이 구조를 지탱하는 핵심 축”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정책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며 주거와 금융이 유기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입법 활동을 시사했다.

1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지방시대 생산적 주거와 포용적 금융 세미나'에서 제윤경 위원장(앞줄 왼쪽 네번째)과 이인영 의원(앞중 왼쪽 다섯번째) 등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회주택부터 임팩트 금융까지...구체적 ‘지방 맞춤형’ 솔루션 논의

세미나에서는 추상적인 담론을 넘어 구체적인 실행 방안들이 쏟아졌다.

주제 발표에 나선 이한솔 한국사회주택협회 이사장과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이사는 사회주택과 지역 기반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이를 지원할 임팩트 금융의 실제 사례를 공유하며 지방 맞춤형 전환 전략을 제시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은 제윤경 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됐으며, 금융·법률·정책 분야의 베테랑들이 머리를 맞댔다. 토론자로는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 ▲조봉현 IBK연금보험 부사장 ▲조태용 전 농어촌상생협력기금 본부장 ▲이준희 법무법인 바른 기업전략연구소 소장 등이 참여해 생산적 주거 전환을 위한 금융 당국의 과제와 민간의 역할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호화 라인업’ 위원회 출범...단순 자문 넘어선 ‘실행 조직’ 지향

이날 발족한 위원회는 화려한 인적 구성으로도 이목을 끌었다. 제윤경 위원장을 필두로 이인영(정무위), 전현희(법사위), 복기왕(국토위 간사) 의원 등 입법부 핵심 인사들이 위원으로 참여해 정책 실행력을 담보했다.

또한 윤석헌 전 금감원장과 조봉현 부사장 등 금융권 인사와 최경호 지방시대위원회 혁신특위 위원, 김영민 XMO Alliance 공동의장, 성진경 오마이컴퍼니 대표,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등 민간 전문가들이 합류해 현장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실무위원회에는 최환 인천사회적기업협의회 회장과 김나솔 제주스퀘어 대표이사가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향후 정기 세미나 개최, 분기별 정책 제안, 지역 현장 실험(Pilot Project) 등을 추진하며 지방 소멸 대응을 위한 실질적인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제 위원장은 “이번 세미나와 위원회를 시작으로 지방시대에 필요한 통합적 주거·포용적 금융의 실질적 모델 제시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