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패키징 시장의 경쟁이 단순한 '소재 싸움'을 넘어 '브랜드 지식재산권(IP)' 경쟁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기술력뿐만 아니라 브랜드가 가진 철학을 시각적으로 구현하고, 이를 권리화하는 작업이 스타트업의 핵심 생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장재 플랫폼 '칼렛스토어'를 운영하는 칼렛바이오(대표 권영삼)가 '2025 대한민국 지식재산대전' 상표·디자인권전에서 자사 브랜드 'REPULP(리펄프)'로 동상을 수상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수상은 단순한 로고 디자인을 넘어, 종이의 재탄생이라는 자원 순환 구조를 직관적인 디자인 언어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대한민국 지식재산대전은 발명특허대전, 서울국제발명전시회와 함께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IP 통합 전시회다. 칼렛바이오가 수상한 상표·디자인권전은 기업의 브랜드 가치와 디자인 경쟁력을 평가하는 자리로, 기술적 완성도 못지않게 시장 소구력과 심미성이 주요 심사 기준이 된다.
심사위원단은 REPULP 상표에 대해 "종이를 다시 펄프화(Repulping)한다는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그래픽으로 형상화했다"며 "친환경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개념을 포장재의 순환 구조로 시각화해 상징성을 확보한 점"을 높이 샀다.
주목할 점은 칼렛바이오의 IP 확보 전략이다. 통상적인 스타트업이 제품 출시에 급급해 상표권 확보를 뒤로 미루는 것과 달리, 이들은 2023년 개발 단계부터 지식재산권 확보에 공을 들였다. 그 결실로 2025년 현재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상표 등록을 완료했다. 내수 시장을 넘어 북미 등 글로벌 패키징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브랜드가 얹혀질 실제 제품의 기술적 내실도 다졌다. REPULP 브랜드를 단 대표 제품 '리펄프테이프'는 환경표지인증(EL103)을 획득, 100% 종이 재활용이 가능한 물성을 검증받았다.
특히 시장에서는 최근 출시된 '고중량포장 리펄프테이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존 종이테이프가 가진 고질적인 약점인 접착력과 내구성을 보완해 30kg 이상의 중량물도 포장이 가능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경포장에 머물던 친환경 테이프의 범용성을 중·고중량 물류 영역까지 확장했다는 의미가 있다. 2024 서울어워드 우수상품 선정, 조달청 혁신조달상품 지정 등은 이러한 기술적 신뢰도를 방증하는 지표다.
다만, 친환경 포장재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유사 콘셉트의 브랜드가 난립하고 있는 점은 과제다. 칼렛바이오가 확보한 한·미 상표권이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강력한 진입 장벽이자 브랜드 해자로 작용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권영삼 칼렛바이오 대표는 현장에서 "REPULP는 단순한 종이테이프 제품명을 넘어 종이 기반 포장재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브랜드"라고 강조하며 "확보된 IP를 바탕으로 제품군을 확장해 실질적인 지속가능 포장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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