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빠르고 강한 무언가를 내세우며 변화의 속도를 앞다퉈온 기술 기업들 사이에서 애플은 조금 다른 언어를 사용해왔습니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어떤 기분으로 기술을 마주하는지를 먼저 바라봤죠. 전 세계 사용자들이 제품을 사용하는 방식이 증명하듯, 애플의 기술은 ‘더 잘 작동하는 도구’를 넘어 생각을 움직이고 삶을 확장시키는 동력에 초점을 맞춥니다. 새로운 아이폰 17을 비롯한 주요 라인업이 한 해 동안 연달아 공개된 올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애플 글로벌 마케팅 수석 부사장인 그렉 조스위악(Greg Joswiak)이 한국에서 처음 열린 '애플 개임 쇼케이스'를 위해 10여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애플은 왜 그토록 사소한 디테일을 집요하게 다듬어왔을까요? 애플이 말하는 ‘좋은 기술 경험’의 정체는 결국 무엇일까요? 애플이 바라봐 온 한국 유저만의 고유한 데이터는 무엇일까요? 그렉 조스위악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바쁜 글로벌 일정 속에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한국을 찾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한국을 정말 좋아합니다. 한국은 TV, 음악,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문화 중심지로 자리 잡았죠. 이러한 영역은 애플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창의성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느낄 수 있는 높은 창의적 에너지는 늘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애플에게도 자연스럽게 매력적인 시장일 수밖에 없죠.
한국의 디지털 시장은 특히 빠르게 움직입니다. 사람들이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방식에서 있어서도 독특한 에너지와 속도감이 느껴지는 국가일 거라 생각해요. 애플이 바라봐 온 한국 유저만의 고유한 사용 패턴이나 흥미로운 데이터가 있다면
한국은 세계에서 기술 사용이 가장 활발한 시장 중 하나이며, 새로운 기술을 가장 빠르게 받아들이는 국가이기도 해요. 이런 점은 애플이 특히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죠. 저희가 제품을 설계할 때 각 기기가 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매끄럽게 작동하도록 하는 엔지니어링 방식에 대해 한국 사용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 애플의 큰 장점 중 하나는 맥(Mac)과 아이폰, 아이패와 애플 워치까지 모든 기기가 하나의 정교한 에코시스템(Ecosystem)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동된다는 점입니다. 이 아름답고도 정밀한 시스템 덕분에 한국 소비자들이 애플을 더 많이 찾게 되고, 동시에 기술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서로 다른 회사나 운영체제(OS)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연결 경험을 저희는 가능하게 만들죠. 저 역시 애플의 기능 중 ‘연속성(Continuity)’ 기능을 특히 좋아합니다. 함께 사용할수록 더 강력해지는 경험이 바로 애플 생태계의 매력이라고 믿습니다.
2025년은 애플에게 흥미로운 해였습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새 아이폰 라인업을 비롯해 새로운 에어팟 Pro, 애플 워치, 비전 Pro, 아이패드 Pro, 맥북 Pro가 출시됐죠. 신제품을 선보일 때 가장 먼저 점검하는 기준이 있나요
맞습니다. 바쁘면서도 성공적인 한 해였죠. 선보인 제품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도 매우 기쁩니다. 많은 경쟁사들이 신제품 출시에서 주로 스펙이나 숫자를 강조하지만, 애플은 조금 다른 접근을 해왔어요. 늘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을 만들려 노력하기 때문에, 신제품을 출시할 때에도 삶과 기술이 어떻게 깊이 연결될 수 있는지를 가장 먼저 생각합니다. 결국 제품을 사용하는 건 사람이니까요. 사용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만족할 수 있어야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더 행복한 경험을 하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 점이 애플이 제품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입니다.
좋은 기술 경험의 본질은 행복감에 있을까요
우리는 기술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낍니다. 바로 이 점이 제품의 성공적인 출시와 이어진다고 믿어요. 애플 제품의 사용자들은 단순한 기능 이상의 애정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브랜드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제품 혹은 브랜드와의 감성적인 공감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죠. 애플은 오랫동안 제품을 이야기할 때 감성의 힘을 중요하게 여겨왔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제품의 기능 뿐아니라 패키징을 비롯해 눈에 잘 띄지 않는 미묘한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신경 씁니다. 작은 요소에서 진정한 ‘애플 경험’이 시작된다고 생각하죠. 사용자들은 이러한 정교함을 반드시 알아봅니다. 또 그것을 좋아하고요.
애플 제품에는 삶을 조용히 변화시킬 미묘한 디테일이 많습니다. 감성적인 연결감과 사용자들의 정서적 피드백을 중요하게 여긴 결과라고 생각하는데요, 최근 도입된 기능 가운데 ‘정말 애플답다’고 느끼는 것은
아이폰 17의 센터 스테이지(Center Stage) 카메라는 정말 좋은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기능은 사람들이 전면 카메라를 사용하는 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했죠. 이제 사진을 찍을 때 더이상 iPhone을 돌릴 필요가 없습니다. AI를 통해 어떻게 ‘프레이밍’ 할지 결정하니까요. 정사각형 센서를 적용하여,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세로로 폰을 들고 아름다운 셀피를 찍을 때 화면의 중심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도록 도와줍니다. 페이스타임이나 영상 통화에서도 사용자가 화면 한가운데 놓이도록 자동으로 조정해 주고요. 여럿이 함께 그룹 셀피를 찍을 때에는 자동으로 줌아웃되어 모두가 프레임 안에 들어가도록 해줍니다. 수동으로도 사용할 수 있고 자동으로도 작동하죠. 누구도 이전에 구현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이고, 아주 ‘애플다운’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언제나 사용자가 원하는 경험을 어떻게 실현할지, 그리고 그 경험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무엇을 다시 엔지니어링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이번 아이폰 17의 라인업에서 개인적으로 특히 자랑하고 싶은 부분이 더 있다면
아이폰 에어는 놀라울 만큼 얇은 두께를 갖추었지만, 여전히 프로급의 성능과 우수한 배터리 수명을 보여주는 모델입니다. 프로 제품은 아예 디자인 자체를 완전히 새롭게 정비했어요. 아이폰 사용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핵심 경험들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서죠. 카메라 시스템은 8배 줌을 지원해 더욱 아름다운 사진을 촬영할 수 있고, 세 개의 카메라로 구성된 강력한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고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알루미늄 디자인을 적용했고, 내부에는 베이퍼 챔버를 탑재해 높은 퍼포먼스가 요구될 때에도 발열을 효과적으로 제어합니다. 전면과 세라믹 쉴드 2와 후면의 세라믹 쉴드 덕분에 높은 내구성을 자장하기도 하죠. 게임 성능도 뛰어나고 인텔리전스 모델도 우수한 수준으로 구동시킬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아이폰을 설계할 때 디자인 변경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고 전반적인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르게 만들었고, 이 점을 특히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기술을 인간 경험과 연결한다는 애플의 철학은 실제 제품 개발 과정에서 어떻게 구현되나요
기술을 더 빠르게·더 강하게 만드는 일은 기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핵심은 기술을 사람들의 일상과 자연스럽게 연결해, 생산성을 높이면서도 즐거움과 감정적 경험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능 하나를 만들어도, 그 기능이 어떻게 사람의 창의성을 확장시키고 생활의 흐름을 바꿀지까지 고민합니다. 메모리가 늘고 칩이 빨라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것은 사람의 삶 자체에 닿는 제품이니까요.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은 시대에 따라 변합니다. 사람들은 늘 더 나은 삶을 궁금해하고, 그 가능성을 탐색하죠. 건강, 효율성 등 앞으로 맞이할 변화 속에서 애플이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지점은 무엇일까요
여러 나라를 방문할 때마다 가장 기쁜 순간은 젊은 세대가 아이폰뿐 아니라 맥과 아이패드까지 얼마나 능숙하게 사용하는지를 볼 때입니다. 이들은 앞으로 애플 제품을 오래 사용할 세대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가진 창의성 덕분에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어요. 애플 제품이 창작을 돕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창의적인 사람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간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가 지닌 창의력과 활력은 정말 놀라워요. 우리가 기여한 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 창의력을 표현하는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애플은 앞으로 젊은 세대의 창의성을 어떻게 더 확장시킬 수 있다고 보나요
애플은 오랫동안 사람들이 창의력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과거 세대도 창의적이었겠지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맥처럼 표현의 도구가 없었던 만큼 기회가 제한적이었을 수 있죠. 그래서 ‘사람들이 어떻게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가 저에게는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한편으로는 생산적인 일을 ‘즐거운 경험’으로 만드는 방법도 고민합니다. 동시에 사람들이 재미있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업무뿐 아니라 게임과 같은 레저 활동에서도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애플 기기가 세계에서 가장 좋은 게임 플랫폼이 되도록 발전시키고 있죠. 우리는 단순히 기술적으로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있는 곳에서 그들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생활 속에서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 깊숙이 스며드는 경험 자체를 디자인하고 있는 것이죠.
애플에서 관찰한 가장 놀라운 사용자의 행동 변화는 무엇인가요
사람들의 활동을 지켜보면 늘 놀랍고 즐겁습니다. 특히 우리의 도구가 그 변화에 기여했다는 사실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래서 창의성이 풍부한 한국 시장이 중요하죠. 때로는 이미 존재하던 기술을 애플만의 방식으로 다시 구현해 새로운 사용 경험을 만들기도 합니다. 일례로, 듀얼 캡처 가능을 사용하면 전면과 후면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할 수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도구란 생각을 움직이는 자전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애플의 기능들은 사용자의 생각과 창의력을 더 멀리, 더 빠르게 확장시키죠. 바로 그런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간편하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뛰어난 기능들을 창의적인 사람들에게 제공한 그 결과 혁신적인 방식으로 그 기능들이 사용되고 있고 우수한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으니까요.
창의적인 사용자들이 애플 생태계를 활용하는 방식 중 인상 깊은 사례가 있다면
릴체리는 창작의 처음과 끝을 모두 애플로 완성합니다. 아이폰으로 찍은 이미지를 바로 아이패드로 넘겨 편집하고, 다시 맥에서 로직 프로(Logic Pro)로 음악을 빚어낸 뒤, 데모를 다시 아이폰으로 에어드랍해 에어팟으로 들으며 감각을 확인하죠. 이처럼 디바이스 간의 경계 없이 이동하는 흐름이 그녀에게는 완전히 자연스러운 ‘창작의 기본 구조’가 되어 있습니다. 골드부다는 두 대의 아이폰과 13인치 아이패드 프로를 중심으로 작업해요. 이동 중에도 로직 프로로 바로 음악 세팅을 열어두고, 메모 위젯에 떠오르는 가사를 즉각 기록하며 작업의 맥을 놓치지 않습니다. 재미있었던 것은 애플 기기를 ‘스타일의 일부’로 사용하는 감각이었어요. 애플 기기가 하이패션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테크 제품이라는 점을, 그는 굉장히 중요하게 보죠. 최근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게이머들의 반응입니다. 오늘 오후에도 게임 쇼케이스에 들를 예정인데, 많은 사용자들이 애플 실리콘(Silicon)의 지속 성능을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요. 빠르고 강력한 칩 구조 덕분에 랙이나 지연 없이 장시간 플레이할 수 있고, 우수한 전력 효율성을 자랑하며, 폰이 뜨거워지는 느낌도 받지 않습니다. 매우 빠른 실리콘인 A19 Pro처럼 고성능 실리콘이 디자인과 결합되며 이런 경험이 가능해졌죠. 사용자들이 보내오는 스토리텔링도 큰 영감이 됩니다. 애플이 제공한 간편하고 강력한 기능들이 창의적인 사람들에 의해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되고, 그 결과 이전엔 상상하지 못했던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어요. 이 모든 반응이 우리가 계속 혁신을 이어가는 이유죠.
그렇다면 조즈, 당신이 창의성 발현을 위해 의도적으로 실천하는 일상의 습관이나 루틴이 있나요? 기술을 인간 경험의 풍요로움과 연결하는 애플의 철학은 당신의 일상과도 연결될까요
기억나시나요? 스티브 잡스가 발표한 한 장의 슬라이드가 유명세를 탄 바 있습니다. 인문학(liberal arts)와 기술(technology)을 함께 보여주는 도로 표지판이 표현된 장표였어요. 이는 발표만을 위해서 포함시킨 슬라이드가 아니라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바라보는 시각, 애플 직원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잘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애플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엔지니어링을 잘하고 기술적인 업무를 우수하게 처리해야 하는데,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적인 창의력을 통해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시로 언급했던 센터 스테이지 카메라처럼 말이죠. A에서 B에 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B에 도달하기 위한 더 나은 방식을 파악해야 하죠.
애플이 채용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도 바로 그 두 세계를 동시에 걸을 수 있는 능력이겠네요. 엔지니어링을 잘하는 사람, 창의적인 사람은 많지만 그 두 가지를 모두 자연스럽게 결합하는 사람을 찾는 일은 쉽지 않겠습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창의력이 바로 애플의 생명선이에요. 저희가 하는 모든 일에 내재돼 있죠. 제 역할은 엔지니어링 팀, 디자이너 등과 함께 차세대 제품 그리고 이 제품에 들어가는 기능들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에 항상 창의력을 녹이고 있죠. 똑같은 일을 좀 더 나은 방식으로 하는 것만이 아니라 좀 더 창의적인 방식으로 구현하고 마케팅 관점에서 스토리텔링 혹은 키노트 발표를 통해 전달해야 해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좀 더 감정적으로 다가가는 방식으로 말이죠. 기술과 인문학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인재가 애플의 문화를 만들어왔습니다. 그런 인재를 항상 찾고 있죠. 기초적인 역량에 더해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창의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야 하니까요. 과거 잡스가 발표한 그 슬라이드는, 단지 과거의 철학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자 제품을 바라보는 관점이에요.
개인적인 일상에서도 그러한 창의적 관점이 잘 작동하고 있나요
물론입니다. 저는 매일의 일과에서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보기’를 의식적으로 실천하려고 합니다. 같은 문제라도 한 번 더 뒤집어 보고, 다른 팀에서 어떻게 볼까 상상해보는 거죠. 작은 질문 하나에도 새로운 시각을 적용해보는 이 습관이 실제 업무에서 큰 힘이 됩니다. 창의성은 번쩍 떠오르는 순간이라기보다, 매일의 작은 관찰과 시도에서 조금씩 자라는 것이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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