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에 위치한 한국공학대(총장 황수성)가 경기도형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인 ‘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경기 서남권 미래 혁신 생태계 구축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공대는 올해 사업 선정으로 향후 5년간 국·도비 및 시흥시 지원을 포함해 약 200억원 규모의 재원을 확보, 산업 맞춤형 인재 양성과 산학협력 기반 지역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 경기도 G7 핵심 분야 대응, 산·학·관 지역혁신 모델 구축
한국공대의 RISE 비전은 ‘산업이 원하는 실용·실무 인재를 지역에서 키운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기도가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G7 핵심 분야(반도체, 바이오, 탄소중립, 양자, 디지털전환(DX), 스마트제조 등)에 대응해 산학융합형 교육모델을 확대하고 기업 현장의 요구를 즉시 반영하는 실천형 교육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대학은 캡스톤디자인, 문제해결형 학습(FPBL) 등 실습 중심의 교과혁신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스마트팩토리 기반 실습환경을 대폭 확충할 예정이다. 황수성 총장은 “RISE는 대학, 산업계, 지자체가 함께 만드는 지역혁신의 실천 모델”이라며 “한국공대가 경기도 디지털 혁신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의 대표 산학혁신 플랫폼이자 RISE 추진의 핵심 기반으로 꼽히는 ‘GAIA(Gyeonggi Academia–Industry Alliance)’에도 참여한다. GAIA는 대학, 기업, 연구소가 공동으로 지역 산업의 문제를 발굴하고 실증, 기술개발, 사업화로 이어지는 산·학·연 오픈이노베이션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경기도 전략 분야 중 DX에 특화돼 있으며 200여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해 공동 연구개발(R&D), 기업 디지털 전환 지원, 맞춤형 융합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한국공대는 GAIA를 통해 시흥·안산·시화국가산단의 산업구조 고도화를 이끌며 지역산업 생태계의 혁신을 주도할 방침이다.
■ RISE 사업 핵심 축, ‘지역사회참여교과(CE)’
지역 문제를 교육과 바로 연결하는 한국공대의 CE(Community Engagement) 교과 역시 RISE의 대표 성과로 꼽힌다.
CE 교과는 지역 현안을 ‘수업의 과제’가 아닌 ‘해결해야 할 실제 문제’로 다루며 학생들이 조사, 분석, 정책 제안까지 수행하는 실천형 교육모델이다. 지난 5년간 147개 강좌에서 5천700여명이 참여했다. 장애인 이동권 향상을 위한 전동화 키트 개발, 스마트 가로등 기반 도시 데이터 플랫폼 설계, 시화호 생태관광 콘텐츠 개발 등 다양한 성과를 냈다.
이와 관련, 김태균 대학공유혁신원장은 “학생의 배움이 지역의 변화를 이끄는 살아 있는 교육”이라며 “정책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는 협력 사례가 CE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기여 활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학지역공헌지수(UCRI 2.0)’를 운영하기도 한다.
UCRI 2.0은 교육, 지역산업 협력, 봉사, 지자체 연계 등 4개 영역을 세부 지표로 구성해 대학의 지역 기여도를 계량화하고 평가 결과를 다시 프로그램 개선에 반영하는 시스템이다. 대학은 이를 통해 협력모델을 확산시키고 부족한 영역은 보완해 지역혁신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고 있다.
■ 지역과 함께하는 RISE로 새로운 모범 사례 ‘우뚝’
지역 문제 기반 창업·정책 아이디어 발굴 프로그램인 ‘시흥실록지리지’도 한국공대 RISE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44명이 참여해 17건의 지역 현안을 발굴하고 해결책을 도출했으며 올해는 총 130명 규모로 확대 운영된다.
참여 학생들은 ‘문제 발굴→현장 탐방→부트캠프→멘토링→경진대회’의 과정을 거치며 우수팀은 시제품 개발비와 함께 시흥시장상, 총장상 등을 받는다. 이에 따라 시흥실록지리지는 지역 청년을 ‘정책 제안자’이자 ‘창업 실천가’로 성장시키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지역과 함께하는 사업 운영을 위해 시흥시를 비롯해 경기경제과학진흥원,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지역 기업지원 기관과 함께 ‘시흥형 RISE 기업지원기관 협의회’도 공식 출범시켰다. 협의회는 시흥·시화국가산단의 산업 전략을 공동 수립하고 기업의 디지털 전환 지원, 공동 R&D, 인재 양성 등 지역 산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이처럼 한국공대의 RISE 추진은 경기 서남권 교육, 산업, 지자체, 지역사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모델로 평가된다. 대학은 산업수요 기반 인재 양성, 지역 현안 해결, 디지털 전환 기반 구축, 평생교육 확장, 글로벌 산학연 네트워크 강화 등을 통해 경기 남서권의 미래 성장축을 마련하고 지역 기반 혁신을 국가경쟁력으로 확장하는 RISE의 새로운 모범 사례를 쓰겠다는 입장이다.
김응태 산학협력단장은 “RISE는 산학연 기관이 함께 지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첫 출발점”이라며 “시화국가산단의 재도약을 위해 한국공대가 중심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김태균 한국공학대학교 대학공유혁신원장
한국공대 RISE 사업의 핵심 축 중 하나로 평가되는 지역사회참여교과(CE)가 타 대학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무엇일까. 김태균 대학공유혁신원장은 “CE 교과는 지역을 단순한 학습 자료가 아니라 해결의 현장으로 바라보는 교육”이라고 정의한다.
강의실에서 이론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시흥시가 안고 있는 실제 문제를 기반으로 조사, 분석, 해결안 설계, 결과 제안까지 직접 수행하는 구조가 CE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는 “2021~2025년 147개 강좌, 5천758명이 참여한 점만 봐도 지역 기반 실천교육이 얼마나 확장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장애인의 이동권을 개선하기 위한 전동화 키트 프로젝트와 스마트 가로등을 기반으로 한 도시 데이터 플랫폼 설계, 시화호 생태 자원을 활용한 WebGL 콘텐츠 개발 등을 대표적 성과로 꼽았다. 그는 “단순한 아이디어 제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 정책이나 제도 개선과 연계되는 후속 협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CE 교과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한국공대가 운영 중인 대학지역공헌지수(UCRI 2.0)도 지역혁신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핵심 도구다. 김 원장은 “지역 공헌은 선언으로 끝나선 안 된다”며 “UCRI 2.0은 교육, 연구, 봉사, 지자체 협력을 지표화해 지역 수요 변화에 따라 대학 역할을 조정할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대학은 우수 프로그램을 확산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자체와의 협력 방식도 기존의 단발성 연계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는 “RISE는 공동 설계, 공동 실행, 공동 환류라는 구조를 지향한다”며 “시흥시의 정책 방향과 지역 의제, 산업 수요를 분석해 과제를 함께 발굴하고 대학은 교육과정과 기술 자원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협력이 작동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체계는 지역의 정책 실효성을 높이고 대학 교육의 현장성을 강화하는 이중 효과를 창출한다”고 덧붙였다.
RISE 사업이 학생과 지역사회에 갖는 의미에 대해 그는 “학생에게는 배운 지식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경험을 주고 지역에는 실제 문제를 함께 해결할 혁신 파트너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역과 대학이 함께 성장한다고 느끼는 결과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학의 역할은 지식을 생산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때 교육은 의미를 갖고 지역은 미래를 얻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공대는 지역 청년이 지역에서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시흥이 전국의 혁신모델이 될 수 있도록 계속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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