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미국서 2조원대 LFP배터리 공급 계약

삼성SDI 기흥사업장. [사진=삼성SDI]

【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삼성SDI가 미국에서 2조원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LFP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삼성SDI는 10일 미주 법인인 ‘삼성SDI 아메리카(SDIA)’가 미국의 에너지 관련 인프라 개발·운영 업체와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 배터리 공급을 위한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금액 기준으로 2조원대, 공급 기간은 2027년부터 약 3년간이다. 

이번 계약은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하던 삼성SDI가 LFP 배터리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한편,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판로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삼성SDI는 미국 내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스텔란티스와 공동으로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 공장을 건설해 가동하고 있다. 현지 수요에 맞춰 일부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LFP 생산 라인도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에 공급하는 LFP 배터리셀은 ‘SBB(Samsung Battery box) 2.0’에 탑재된다. SBB는 20피트(ft) 크기 컨테이너에 배터리와 화재 안전장치 등을 통합 설치한 일체형 ESS 솔루션이다. SBB 2.0은 각형 LFP 배터리가 적용된 첫 모델이다. 

업계에서는 파우치형보다 내구성이 뛰어난 각형의 장점과 첨단 안전성 기술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이 이번 계약 성사에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최근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 확대와 AI 산업 급성장 등 ESS 수요가 증가하는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했다는 평가다. 

삼성SDI 관계자는 “ESS용 LFP 배터리의 대규모 장기 계약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화재 안전성은 물론 성능과 가격 경쟁력이 모두 뛰어난 ESS 제품 공급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