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9일(현지시간)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오랜 세월 지속되어온 미-유럽 동맹관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우크라이나 정전 협상에는 반드시 유럽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출신의 레오 14세는 이 날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로마 교외의 사저에서 만나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정전의 시급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러시아가 납치해 간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귀환을 위해 교황청이 노력하겠다고도 밝혔다.
레오 14세는 유럽국가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지지를 구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유럽 방문에 나선 젤렌스키 대통령을 맞아 정전회담의 성사와 포로 반환 등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날 교황은 미국 정부가 제안한 우크라이나 평화안과 그 과정에서 유럽의 강국들이 배제된 듯한 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는 로마 교외 카스텔 간돌포의 사저를 떠나 바티칸으로 돌아가기 전에도 기자들에게 유럽의 역할은 어떤 평화협정과 협상 과정에서도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국가들을 포함하지 않은 평화협정의 합의 과정은 그 자체가 비현실적이다. 지금 전쟁은 유럽에서 일어난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교황은 말했다.
"그 뿐 아니라 지금 당장의 안전 보장은 물론이고 미래의 평화에 대해서도 보장을 해야 한다. 유럽은 그 과정에 참가해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모든 사람들이 이것을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는 트럼프를 겨냥했다.
교황은 "그러나 유럽 정상들이 모두 단합해서 함께 해결책을 찾는다면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미국과 유럽 정상들이 논의 중인 우크라이나 정전 협정의 3개 문건에 대해 설명했다. 첫번째는 20개 조항의 기본을 명시한 문서, 두번째는 우르라이나의 안전 보장에 관한 문서, 세번째는 우크라이나의 재건을 보장하는 문서라고 했다.
레오 14세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평화안에 대해 질문을 받을 때 마다 이를 트럼프 정부의 미-유럽 동맹에 대한 태도로 확대해서 대답해왔다.
지난 주에도 트럼프대통령은 미국의 새 국방안보전략에 대해 발표했는데, 그 내용은 미국과 유럽의 동맹관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미-러시아 관계를 더욱 증진하려는 욕심이 담긴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레오 교황은 자신이 읽은 그 내용이 " 오랜 세월 동안 유럽과 미국 사이에서 유지되어온 진정한 동맹 관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고 우려했다.
그 뿐 아니라 "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발언들은 내가 미-유럽 동맹의 현재와 미래에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파괴하려는 시도로 읽혔다"고 교황은 설명했다.
레오 14세는 "미국의 어떤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노력에 동의할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엔 절대 다수는 좀 다른 생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그 동안 러시아의 전쟁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려고 했지만, 우크라이나의 이른바 "순교자들" 에 대해서는 깊은 연대와 구체적인 지원을 제공해왔다. 이미 젤렌스키 대통령과는 3번이나 만났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최소 한 번 이상 전화 회담을 했다.
미국 출신의 레오 14세 교황은 러시아에게 줄곧 정전을 요구하면서 특히 평화 증진을 위한 제스처라도 하는 것이 옳다고 압박해왔다.
레오 14세는 러시아군이 납치해 간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귀국을 특히 중요하게 여긴다. 지난 달에는 일부 귀환 아동들을 바티칸에 초청해서 접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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