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2월 6일 보도를 통해 중국에서 인공지능(AI) 열풍이 새로운 형태의 ‘개인 창업자(1인 기업·OPC)’를 대거 탄생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저렴한 가격의 AI 모델이 대중화되면서, 기술을 활용해 혼자서 사업을 시작하는 중국 창업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에는 약 3천만 명의 개인 창업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중국에서는 아직 명확한 통계가 없으며 지방 정부가 적극적인 정책을 내놓으면서 관련 생태계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중국 각지의 지방 정부는 AI 기반 창업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OPC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쑤성 쑤저우시는 11월 ‘OPC 서비스 연맹’을 출범시켜 개인 창업자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상하이시는 징안구의 한 건물을 OPC 전용 공간으로 지정해 사무실과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고학력층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으며, 기존 기업에 소속되지 않고 스스로의 역량을 극대화하려는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상하이의 38세 창업자 카렌 다이(가명)는 개인 창업자 소셜 플랫폼 ‘SoloNest’를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설립 1년 만에 100회 이상의 행사와 2000명 이상의 참여자를 모았으며, 운영 비용이 적어 사업 초기부터 수익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그녀의 연수입은 과거 온라인 교육 기업에서 마케팅 이사로 일할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23세의 프리랜서 디자이너 자이 고(가명) 역시 AI가 창작의 자유를 넓혀주었다고 말한다. 3년간 AI 기반 콘텐츠 제작을 해 온 그는 현재 개인 창업자로서의 수입이 대형 기술 기업 그래픽 디자이너들과 견줄 만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매달 500~1000위안 정도를 AI 도구 구독료로 지출하고 있으며, “AI는 내 뇌의 확장과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주변의 독립 디자이너 대부분이 AI 도구 활용을 시도하고 있다며, AI가 개인의 진로 선택을 자유롭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중심 창업을 향한 기대는 글로벌 기술 업계에서도 높다. OpenAI 창립자 샘 올트먼은 일찍부터 ‘1인 기업’ 모델의 강력한 지지자였으며, 개인 창업자가 팀과 투자에 대한 의존 없이 초대형 기업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해 왔다. 그는 한 대담에서 “최초의 ‘10억 달러 가치의 1인 기업’이 언제 나올지 기술계 단체 채팅방에서 내기를 하고 있다”며, AI 기술의 변화가 이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AI 기반 창업 모델이 가진 잠재력만큼 우려도 존재한다. 다이의 SoloNest 참여자 중 약 20%만이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했으며, 40%는 아직 지속 가능한 소득을 찾지 못한 상태, 나머지 40%는 창업을 준비 중이지만 실제 사업 모델을 구현하지 못한 단계다. 수익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은 여전히 많은 창업자가 직면한 현실적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 창업자들은 AI가 가져올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이다. 다이는 “1인 기업의 개인 역량에는 한계가 있지만, AI는 우리의 능력을 확장해 경계를 뛰어넘게 해 준다”며, AI 시대의 개인 창업 모델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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