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여행 때 브라질에서 먹은 페이조아다(Feioada)가 생각난다.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 아프리카 노예들이 식사 후 남은 고기와 콩을 이용해 만들어 먹던 일종의 소울푸드다. 우리나라에도 6·25전쟁 때 미군부대에서 먹다 남긴 햄, 소시지 등 잉여 재료를 김치, 고추장과 함께 끓여 먹던 부대찌개가 있다. 수년 전 어반스케치팀과 험프리 캠프가 있는 평택국제중앙시장에 간 적이 있다. 평택 송탄엔 김네집과 최네집이 있다. 좁은 골목의 김네집엔 기다리는 사람을 위한 대기실까지 있었다. 맛집이라는 인식의 결부로 나름대로 맛있게 먹었다. 수원 권선동의 최네집 분점이라는 부대찌개 집은 우측 건물에 지붕 일부가 먹혀들어 간 특이한 외관이다.
몇 년 전 ‘미셀 자우너‘라는 한국계 미국인이 지은 ‘H 마트에서 울다’라는 책을 읽으며 많이 울었던 생각이 난다. 미셀이 미국으로 시집간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대학 시절을 보낼 즈음 어머니가 암에 걸려 투병하다 숨을 거둔다. 미셀은 마트에서 어머니와 함께 짜장면을 먹던 생각. 만두피가 있는 냉동식품 코너에서 엄마와 단둘이 식탁에 앉아 만두피에 다진 돼지고기와 부추를 넣고 만두를 빚으며 보낸 그 모든 시간을 떠올리며 눈물을 훔친다. 이제 전화를 걸어 우리가 사 먹던 김이 어디 거였냐고 물어볼 사람도 없는 사실에 흐느낀다. 인간은 먹기 위해 살고, 살기 위해 먹는 궁극의 희로애락 속에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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