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반도체 소재 자회사를 대거 편입하면서 성장 동력을 확보한 가운데, SK그룹 내 손꼽히는 반도체 공정 전문가를 수장으로 임명하며 사업 재편에 속도를 더했다.
전망은 밝다. 실적에서 이미 사업 재편에 청신호를 밝혔다. 9일 SK에코플랜트 2025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반도체 사업(하이테크사업 부문) 3분기 누적 매출은 4조711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반도체 제조시설 건설 사업 등에서 거둬들인 매출(4288억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는 전체 매출의 53.59%에 달한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부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청주 M15X 등 FAB(Fabrication Facility, 반도체 제조 시설) 건설 사업을 진행해왔다. 2024부턴 반도체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해 10월 하이테크사업 부문을 신설해 기존 반도체 사업 역량을 결집한 데 이어 11월엔 에센코어와 SK에어플러스를 인수하며 반도체 핵심 제조 기술을 확보했다. 에센코어는 반도체모듈·메모리 등을 제조·유통·판매하는 회사다. SK에어플러스는 반도체 공정 핵심 소재인 산업용 가스를 생산하는 회사다.
SK에코플랜트는 이달에도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4개의 반도체 소재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SK하이닉스-SK에코플랜트로 이어지는 반도체 제조 ‘수직계열화’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게 업계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이제 SK에코플랜트의 주요 고객사는 하이닉스, 하이닉스의 고객사는 엔비디아(NVIDIA)로 이뤄지는 새로운 반도체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며 “소재·가스 공급, 제조 공장 건설 등 반도체 제조 공정에 있어 ‘전천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배경과 신임 대표의 이력을 감안하면 SK에코플랜트의 ‘변신’ 의지는 뚜렷하다. 2026년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전격 발탁된 김영식 대표는 SK하이닉스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 양산 체계를 구축한 반도체 전문가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FAB 건설부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 해당 프로젝트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총 415만㎡(약 126만평) 규모로 SK하이닉스 FAB 4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1기 FAB은 내년 7월 준공이 목표다.
SK에코플랜트의 반도체 청사진은 계속 그려지고 있다. 회사는 반도체 플랜트를 넘어 AI 데이터센터 건설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글로벌 EPC 수행 경험을 활용해 북미 시장 진출을 추진 하고 있다. ‘반도체 폐황산 재활용 기술’, ‘반도체 공정 배출 온실가스·대기오염물질 처리 기술 실증’ 등 반도체 관련 ESG 기술도 개발 중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미 매출 구조에서 하이테크 비중이 절반 이상에 달할 정도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며 “각 사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집약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첨단산업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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