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 지난 8일 15년간 깊은 갈등을 겪어온 '각집 부부'의 사연이 방송됐다. 첫눈에 반해 결혼했으나 현재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기 어려운 부부의 모습은 현대 사회 부부 관계의 복잡한 단면을 보여주었다.
이번 방송에서는 15년째 광양, 통영, 여수 세 집을 오가며 별거 아닌 별거 생활을 이어온 부부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남편은 사업을 이유로 여수에, 아내는 딸과 함께 통영에서 지내며 대부분의 소통이 딸을 통해 이루어지는 단절된 관계를 유지해왔다. 부부 둘만 남으면 싸늘하게 굳는 분위기는 이들 관계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아내는 과거 남편의 술 문제를 언급하며 결혼 생활 내내 불안감과 공포 속에 살았다고 회상했다. 새벽 귀가, 술에 취한 행동 등으로 인해 안정감을 느끼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이에 남편은 자신을 너무 악마화한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사업에 우선순위를 둔 것은 인정했으나, 아내의 폭언과 무시로 마음의 상처를 깊게 입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처형 앞에서 자신에게 화냈던 일을 계기로 아내에게 마음의 문을 닫았으나, 아내는 해당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남편은 아내의 언행이 ‘송곳 같다’고 표현하며 그간 폭언을 견뎌왔음을 밝혔다. 아내는 남편에게 상처를 줘도 반응이 없어 더욱 격한 말을 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대화 과정에서 부부는 끊임없이 다투는 모습을 보였으며, 아내는 뒤늦게 남편의 아픔을 알아주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했고, 남편은 서러움에 눈물을 쏟아냈다.
방송 중 남편은 소뇌 위축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여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운동 신경을 담당하는 소뇌가 위축되는 퇴행성 질환으로, 남편은 말하고 걸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현실이 가장 견디기 힘들다고 오열했다. 아내는 남편의 간병을 책임지겠다고 했으나, 남편은 가족이 아닌 여동생에게 간병을 부탁한 사실을 통보해 아내에게 서운함을 안겼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에게 우울증 치료를 병행하여 병의 진행을 늦출 것을 권고했다. 또한 간병 계획은 가족 회의를 통해 의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내에게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부정하지 않고 수용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하며,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중심으로 대화하는 태도를 지적했다.
한편, 부부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최근 들어 배우자 간의 소통 부재, 가정 내 갈등, 질병 등으로 인한 복합적인 어려움을 조명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전문가의 개입을 통해 현실적인 솔루션을 모색하는 과정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가족 문제 해결의 사회적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각집 부부' 아내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전했으며, 남편 역시 가족을 뒤로했던 과거가 상처가 되었음을 미안해하며 마주 앉아 식사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노력은 현대 사회 가족 관계 회복의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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