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선의 머니&엔터] 숏폼-커머스, 도파민만 남은 '끊어진 맥락-기반 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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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선의 머니&엔터] 숏폼-커머스, 도파민만 남은 '끊어진 맥락-기반 고리'

뉴스컬처 2025-12-09 18:33: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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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박동선 기자] "조회수는 터졌는데, 매출은 제자리다." 숏폼 커머스 시장의 화려한 성장 뒤에 숨겨진 그림자다. 수백만 뷰의 챌린지가 쏟아지지만, 정작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최근 산업 및 콘텐츠 업계에서는 이 딜레마를 풀기 위한 전략 짜기에 한창이다. 숏폼이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사업이 됐지만, 폭발적인 조회수가 매출로 직결되지 않는 숙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숏폼 콘텐츠가 가진 특성, 즉 '쌓이는' 것이 아니라 '증발하는' 속성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짚는다. K팝이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통해 강력한 팬덤을 묶어두는 것과 달리, 숏폼은 찰나의 재미만 소비되고 사라진다. 이 공허한 트래픽을 매출로 잇기 위해 업계는 '맥락'과 '기반'이라는 두 가지 열쇠에 주목하고 있다.

◇ 콘텐츠 전략 : 돌고래유괴단 식 문법의 숏폼 이식

돌고래유괴단이 제작한 신세계백화점 브랜디드 필름 '헬로 뉴 산타'. 사진=연합뉴스
돌고래유괴단이 제작한 신세계백화점 브랜디드 필름 '헬로 뉴 산타'. 사진=연합뉴스

콘텐츠 측면의 과제는 소비자의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맥락 찾기'다. 이 지점에서 광고 제작사 돌고래유괴단의 성공 방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들은 "광고는 귀찮은 것"이라는 대중의 인식을 역이용해, 광고 자체를 하나의 '놀이'로 치환시켰다.

기존 숏폼 커머스가 제품의 장점만을 나열하는 '전단지'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15초 안에 서사를 담는 '단편 영화'의 문법이 필요하다. 단순히 춤을 추거나 웃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공감할 만한 결핍을 제시하고, 그 해결책으로 제품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구조다.

소비자가 콘텐츠를 받아들이는 상황 자체를 설계해 '건너뛰기' 대신 자발적 '검색'을 유도하는 것, 제품을 주인공이 아닌 '해결사'로 등장시키는 기획력이야말로 휘발되는 트래픽에 '구매 동기'를 심는 핵심 열쇠다.

◇ 산업 전략 : 레페리 모델이 증명한 '리테일 그라운딩'

지난해 10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연무장길에 선보인 레페리의 '레오제이 셀렉트스토어' 전경 (사진=레페리)
지난해 10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연무장길에 선보인 레페리의 '레오제이 셀렉트스토어' 전경 (사진=레페리)

산업적 측면에서는 레페리의 비즈니스 확장 모델이 현실적인 해법이 제시된다. 숏폼의 폭발적인 트래픽은 준비되지 않은 기업에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주문 폭주가 배송 지연과 CS 대란으로 이어지면 브랜드 이미지는 순식간에 무너지기 때문이다.

레페리는 단순 마케팅을 넘어 제조와 물류,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콘텐츠의 영향력을 담을 '그릇'을 점진적으로 넓혀왔다. 마케팅(콘텐츠)과 리테일(유통·제조)을 수직계열화한 이들의 구조는, 숏폼 특유의 높은 변동성을 시스템으로 방어하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영상이 터졌을 때 쏟아지는 주문을 막힘없이 소화할 수 있는 하드웨어적 체력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조회수는 매출로 치환된다.

또한 크리에이터를 단순 판매자가 아닌 '브랜드 디렉터'로 참여시켜 책임감을 부여한 점도 주목된다. 이는 숏폼 콘텐츠에 '진정성'이라는 무게중심을 더해, 가볍게 날아갈 수 있는 브랜드 가치를 붙잡아두는 장치로 작용한다.

지난 9월1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에서 열린 '2025 코리아 이커머스 페어' 현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9월1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에서 열린 '2025 코리아 이커머스 페어' 현장. 사진=연합뉴스

◇ MD와 PD의 동상이몽, 큐레이터가 이어야

결국 숏폼 커머스의 미래는 소프트웨어적 '맥락'과 하드웨어적 '기반'을 어떻게 유기적으로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재고 좀 맞춰달라"(PD)는 요구와 "판매율로 증명하라"(MD)는 압박이 충돌하고 있다. 번뜩이는 기획만으로는 물량을 감당할 수 없고, 시스템만 좋다고 해서 트렌드를 만들 수는 없다.

업계 전문가는 "진정한 쇼퍼테인먼트는 맥락 있는 콘텐츠가 지갑을 열게 하고, 준비된 시스템이 그 주문을 완벽하게 처리할 때 완성된다"며 "콘텐츠와 유통이라는 이질적인 두 바퀴를 동시에 굴릴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큐레이터' 육성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뉴스컬처 박동선 dspark@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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