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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가 HMM 인수에 다시 나설 것으로 알려지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직 한국산업은행(KDB)이 HMM 매각을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포스코홀딩스와 동원그룹이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홀딩스는 자금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현금과 현금성 자산만 10조 원대 중반에 달해, 단순 유동성만 놓고 보면 인수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철강 원자재 수송과 제품 물류 측면에서 해운과의 전략적 연계도 명분으로 꼽힌다. ‘철강–조선–해운’으로 이어지는 산업 밸류체인 논리는 정책 당국을 설득하는 데에도 유효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포스코가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 지분 약 30%를 인수할 경우, 시가총액 기준으로 약 7조 원을 부담해야한다. 포스코홀딩스의 2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6조5천억 원, 순차입금은 10조9천억 원으로 단기적인 인수 여력은 있지만, 올해 설비투자(Capex) 계획만 8조8천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철강·2차전지 산업의 다운사이클, 포스코이앤씨 관련 사고에 따른 잠재적 현금 유출까지 겹치면 인수는 곧바로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지만, 재무 리스크와 시너지 부족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고 진단했다.
시너지에 대한 의문도 일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국내 해운 물동량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 화주이지만, 주로 사용하는 선박은 벌크선이다. 반면 HMM 매출의 80% 이상은 컨테이너선에서 발생한다.
최 연구원은 “물류비 절감을 노린 인수 명분은 있지만, 직접적 사업 시너지는 제한적”이라며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LNG 터미널을 활용한 벙커링 확대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HMM의 LNG 추진선은 현재 2척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런가하면 해운업계 안팎에서도 보다 구조적인 우려를 제기한다. 포스코홀딩스가 HMM을 인수할 경우 선복 운영이 철강 물량 중심으로 재편되고,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사로서의 독립성과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해운법상 특정 대량화물 화주가 해운사업에 진출할 경우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회의 허가가 필요해, 정책적 변수 역시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HMM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인수 판단은 매각 공고와 조건이 제시돼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업계의 우려를 포함한 외부 변수에 대해서도 논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결국 이번 인수전의 핵심은 돈과 명분”이라며 “하림 컨소시엄 사례에서 보듯 가격만으로는 거래를 마무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적인 자금 조달 구조와 함께 정부·채권단이 요구하는 공공성, 해운 산업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동시에 제시해야 한다”며 “동원과 포스코의 2파전은 단순한 기업 인수를 넘어, 국가 기간산업인 해운의 주도권을 누가 쥘 것인가를 가르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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