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사흘간 ‘사법개혁 공청회’ 개막…천대엽 “사법, 나아갈 방향 찾겠다”

전국 법관 대표들이 8일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및 법왜곡죄 도입 등 사법개혁안을 검토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사법제도 개선에 관한 재판제도 및 법관의 인사 및 평가제도 변경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사진은 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대법원이 여당이 추진 중인 사법개혁 논의를 둘러싸고 각계 의견을 듣기 위한 대규모 공청회를 9일부터 사흘간 연다. 법원행정처와 법률신문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공청회는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 청심홀에서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 개편: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다.

첫날 개회사에 나선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국회를 중심으로 사법제도 개혁 논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해진 상황을 언급하며 “사법부는 시대 변화와 국민의 높아진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성찰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3일 동안의 공청회를 통해 국민 관점에서 가장 바람직하고 시급한 개편 방향이 무엇인지 논의할 것”이라며 “각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열린 공론장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천 처장은 한글이 그려진 넥타이를 착용하고 자리했다. 그는 세종대왕이 백성이 한자를 몰라 법을 어기거나 억울함을 제대로 호소하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한글을 창제했다는 점을 들며 “사법 전통의 취지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 사법부 평가와 관련해서는 “2017~2020년 평가에서 한국 사법부는 1위를 두 차례, 2위를 두 차례 기록했다”며 “올해 지표가 떨어졌지만 형사 재판 신속성은 3위, 민사는 7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 사법 불신이 여전히 큰 만큼 사법부는 깊은 자성과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공청회를 통해 “사법이 나아갈 방향을 찾겠다”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진수 차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공청회에서 다뤄지는 주제들은 법무·검찰과도 밀접하다”며 “법무부도 열린 자세로 소통하며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제도는 시대와 환경을 반영해 변화한다”며 “그 변화의 중심에는 국민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봉경 한국법학교수회장(서울대 로스쿨)은 ‘중립’의 가치를 강조하며 “사사로움을 벗어나야 법이 규범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그럴 때 사법 독립과 공정을 향한 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청회는 총 7개 세션으로 구성돼 ▲재판 현황과 문제점 ▲사법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 ▲상고제도 개편 ▲대법관 증원안 등이 차례로 논의된다. 마지막 날인 11일에는 ‘대한민국 사법부가 나아갈 길’을 주제로 2시간 동안 종합토론이 이어진다.

종합토론 좌장은 민변 회장 출신으로 대법관을 지낸 김선수 사법연수원 석좌교수가 맡는다. 토론에는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 박은정 이화여대 로스쿨 명예교수,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 조재연 전 대법관, 차병직 변호사 등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