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 보호 유공자 10명·단체 2곳 선정…日 우익 반대에도 부재 기증
"오늘은 국가유산의 날"…이상해 명예교수 등 3명에 은관문화훈장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약 100년간 일본에서 타향살이하던 조선시대 건축물 '관월당'(觀月堂)을 고국 품으로 돌려보낸 일본인이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국가유산청은 올해 국가유산 보호에 힘쓴 유공자로 사토 다카오(佐藤孝雄) 일본 고토쿠인(高德院·고덕원) 주지를 포함해 개인 10명과 단체 2곳을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사토 주지는 왕실 사당 건물로 추정되는 관월당이 돌아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게이오대 민족학고고학 교수이기도 한 그는 올해 6월 국가유산청·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약정을 맺고 관월당의 모든 부재를 어떤 조건도 없이 모두 기증했다.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대 조선식산은행을 거쳐 일본인 기업가 스기노 기세이(杉野喜精·1870∼1939)에게 넘어간 이후 약 100년 만의 귀환이다.
그는 2002년 사찰의 주지가 된 이후 관월당을 한국에 돌려보내야겠다는 뜻을 세웠으며, 일본 내 일부 우익단체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실천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해체와 운송에 드는 비용 모두 자비로 부담했다.
사토 주지는 지난 6월 국내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건물의) 뜻을 살리기 위해서는 원래 있었던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돌아온 부재는 현재 경기 파주시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수장고에서 보관 중이다.
국가유산청은 대통령 표창 대상자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문화유산을 통한 한국과 일본 양국의 우호·교류 실천에 기여했다"고 전했다.
은관문화훈장은 김성율 국가무형유산 수영야류 보유자, 박문열 국가무형유산 두석장 보유자, 이상해 성균관대 명예교수 등 3명이 받는다.
김성율·박문열 보유자는 우리 전통문화의 맥을 잇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이상해 교수는 세계유산 등재·관리를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보관문화훈장은 건축유산과 매장유산 보존에 공헌한 박강철 전남문화유산연구원장, 전통 화살 제작과 기법 전승에 힘쓴 박호준 국가무형유산 궁시장 보유자에게 돌아갔다.
지금까지 112만여 주의 나무를 보살피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거수(老巨樹·오래되고 큰 나무) 관련 책을 펴낸 이상길 한강나무병원 원장은 문화포장을 받는다.
사토 주지 외에 방화선 전북특별자치도무형유산 선자장 보유자, 조정화 백제고도연구소 이사, 한국도자재단 경기도자박물관, 양구군 산양·사향노루센터 등도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민속극장 풍류에서 '제2회 국가유산의 날' 행사를 열고 유공자에게 시상한다.
국가유산의 날은 1995년 12월 9일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가 한국의 첫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날을 기념하고 국가유산의 가치를 알리고자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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