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박윤서 기자(서귀포)] 수원 삼성 팬들의 역대급 응원에 비해 수원의 경기력과 결과는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수원은 7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제주SK에 0-2로 패배했다. 이로써 수원은 합산 스코어 0-3으로 패배해 K리그2에 남게 됐다.
승강 PO 2경기에서 수원 팬들이 보여준 응원은 그야말로 역대급이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 수원 팬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가득 메워 열렬한 응원을 펼쳤다. 청백적을 상징하는 카드섹션과 함께 90분 내내 수원 응원가를 열창했다. 또한 제주 선수들이 볼을 잡을 때마다 야유하면서 수원 선수단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날 공식 관중 숫자는 18,715명. 영하의 날씨에 열린 평일 경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놀라운 수치였다.
2차전에서도 수원 팬들의 응원은 계속됐다. 1차전 0-1 아쉬운 패배에도 수원 팬들은 승격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제주월드컵경기장까지 찾아왔다. 김포공항에서부터 제주공항, 서귀포 시내까지 수원 팬들의 청백적 행렬은 계속됐다. 2차전 당일 제주월드컵경기장 주변 카페와 식당은 수원 팬들이 점령한 수준이었다.
원정석 4,300석을 5분 만에 매진시킨 수원 팬들은 경기가 시작되자 변함없이 엄청난 응원을 보여주었다. 경기 전 청백적 카드섹션은 또다시 연출됐다. 또한 수원이 전반전에만 두 골을 실점하고 한 명 퇴장당하는 등 패색이 짙었는데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수원 팬들의 응원가 소리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제주 관계자도 “원정석을 모두 개방했는데 5분 만에 매진이 되더라. 응원 열기도 정말 역대급이었다”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응원 문화와 열기만큼은 K리그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수원은 2025시즌 누적 관중 240,967명을 달성하며 누적 관중 수와 평균 관중 수(12,048명) 모두 1위를 기록했다. K리그1을 살펴봐도 수원보다 더 많은 평균 관중 수를 기록한 팀은 FC서울, 전북 현대, 울산 HD뿐이다.
수원 팬들의 변함없는 응원과 관심에 수원은 보답하지 못했다. 프렌테 트리콜로의 응원이 과분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승강 PO에서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1차전은 공격 장면에서 이렇다 할 장면을 많이 만들어내지 못했고 실책으로 1실점해 무너졌다. 2차전에서 반등을 기대했지만 경기 시작 55초 만에 또다시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선제골을 허용했다. 따라가야 할 상황에서 깊은 태클로 인한 다이렉트 퇴장은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승격 동력마저 꺾었다.
2년 만의 승격 실패와 무기력한 패배에도 수원 팬들은 그래도 수원을 응원한다. 제주공항에서 수원 선수들을 마주친 수원 팬들은 사진을 촬영하고 유니폼에 사인을 받으며 선수들을 위로하며 응원했다. 2023시즌 치욕적인 강등에도 불구하고 수원 팬들은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고 있다.
“이 사랑에 후회는 없어”라는 수원 응원가 가사는 수원 팬들의 좌우명과도 같다. 후회는 없다고 주문처럼 외우지만, 이런 실망스러운 결과가 계속된다면 언젠가 등을 돌리는 순간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수원은 다음 시즌 팬들의 변함없는 지지와 응원에 반드시 ‘승격’이라는 결과로 보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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