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코노미스트가 12월 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남미의 작은 국가 가이아나(Guyana)가 전례 없는 속도로 세계 석유 시장의 중심부로 떠오르고 있다.
인구 약 80만 명에 불과한 이 나라는 올해 세계 최초로 1인당 일일 원유 생산량이 ‘인구 수를 초과’하는 국가로 기록되며 글로벌 에너지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이는 과거 쿠웨이트가 가장 근접했던 이정표로, 가이아나는 이를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달성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농업과 광업이 중심인 가난한 경제에 속했던 가이아나는 대부분의 세계인들에게 낯선 존재였다. 그러나 2015년 엑손모빌이 스타브룩(Stabroek) 블록에서 대규모 유전을 발견한 것이 모든 변화를 이끌었다. 2019년 당시 석유 생산량 ‘0’이던 이 나라는 첫 원유 채굴 6년 만에 남미 3위의 산유국으로 도약하며 역사적인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가이아나는 이미 세계에서 1인당 석유 생산량이 가장 높은 국가로 등극했다. IEA가 11월 발표한 석유 시장 보고서(10월 기준)는 “가이아나의 10월 원유 생산량이 전월 대비 10만 배럴 증가한 하루 87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엑손모빌 컨소시엄이 운영하는 **네 번째 부유식 저장·하역 설비(FPSO)**의 생산량 상승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올해 말까지 가이아나의 생산량이 하루 89만 배럴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에는 다섯 번째 FPSO가 가동되면 하루 17만 배럴이 추가될 예정으로, 이는 초기 예측치를 크게 웃도는 성장세다. 엑손모빌은 “2030년까지 8개 프로젝트를 통해 하루 170만 배럴 생산 능력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가이아나가 세계 주요 산유국 반열에 확고히 올라선다는 의미다.
가이아나 경제는 석유 붐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가이아나의 1인당 GDP는 불과 6년 전 6,000달러에서 올해 3만 1,000달러까지 상승해 선진국 기준을 넘어섰다. 다만 전문가들은 “석유 수익이 국가 GDP를 폭발적으로 키웠으나 모든 국민에게 동일하게 혜택이 돌아가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 수준 개선은 분명하다. 인프라 확충, 교육 투자 확대, 국가 예비금 증가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발전이 눈에 띄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석유 경제 중 하나가 된 가이아나는 이제 막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고 있으며, 앞으로의 변화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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