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로 막힌 식품家 매출도 ‘먹구름’···물량 전환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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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박재형 기자] 유통채널 곳곳에 잇따라 초대형 악재가 발생하면서 식품업계로 충격이 번지고 있다. 홈플러스의 매각 본입찰 무산으로 청산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가운데 쿠팡 개인정보 유출 이후 ‘탈(脫) 쿠팡’ 움직임이 확산되는 등 온·오프라인 핵심 채널 전반에 위기 신호가 감지된다.

8일 정부와 여당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본입찰 무산으로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연장한 가운데 최근 쿠팡에서 약 3370만명에 달하는 고객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온·오프라인 채널 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특정 유통망에 의존해 온 식품기업 매출 구조에도 변동 요인이 생겼다.

식품기업들은 오프라인 채널 외 광범위한 물류망을 기반으로 빠른 배송 시스템을 구축해 온 쿠팡과 온라인 채널에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충당해 왔다. 특히 온라인 소비량이 갈수록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1위 플랫폼 내 소비자 이탈은 식품기업의 긴장을 고도화 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디지털 유통채널의 불안정성은 전통적 오프라인 채널의 구조적 위기와 맞물리면서 심각해져가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당장의 매출 감소는 확인되지 않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악화에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타 채널 물량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지만, 현장에서는 단기간 내 해당 작업에 착수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각 채널의 물류 수용 한계를 고려해야 할 뿐 아니라 수용이 가능하더라도 즉각적으로 납품 물량을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로 인해 대체 물량을 받아줄 채널을 확보하더라도 최소한의 손실 발생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지금 같은 모습은 유통채널 전체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다른 채널로 판로를 넓혀도 소비자가 해당 채널로 옮겨가지까지 걸리는 시간도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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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은 비교적 리스크가 적은 편이지만, 신선식품 납품사의 사정은 정반대에 가깝다. 신선식품 특성상 채널 납품 물량의 회전율이 둔화될수록 재고가 누적될 수밖에 없어 대체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최악의 경우 상품 폐기도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또 채널 PB(자체 브랜드) 위탁 생산업체와 매출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 등 협력업체의 경우 대체 창구가 없다시피 판로가 단일화돼 있어 생산과 납품 등 전방위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동안 채널 낙수효과에 기대온 부작용이 예기치 않게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거대 유통 채널이 흔들릴 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 전반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채널 안정성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는 상황 속 제품 판매량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처지에 놓여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한상린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들이 각 채널에 납품하는 물량이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니기에 장기적으로도 문제의 소지가 계속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채널 의존도에 따라 기업에 예상되는 영향과 부작용에 차이가 있어 악순환을 끊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