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부임하자마자 프로축구 전북 현대에 두 개의 트로피를 안기고 명가 부활을 알린 거스 포옛(58·우루과이) 감독이 결국 1년 만에 팀을 떠난다.
전북은 8일 "2025시즌 K리그1과 코리아컵 우승의 역사를 쓴 포옛 감독이 짧지만, 강렬했던 한 시즌을 마치고 지휘봉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선수와 감독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한 포옛 감독은 전북을 한 시즌 만에 '절대 1강' 자리로 되돌려놓았으나 이미 한국을 떠나는 수순을 밟고 있었다.
포옛 감독은 앞서 지난 1일 K리그 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전북과 결별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타노스 수석코치가 인종차별 논란 끝에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 중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내 코치진을 건드리는 건 나를 건드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의 사단이 한국에 머무르기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열린 코리아컵 결승을 앞두고 전북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만나 포옛 감독이 계약 해지 의사를 알려왔다고 확인하면서 "포옛 감독을 설득하는 것을 포함해 여러 부분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구단은 이날 포옛 감독의 사임을 발표하면서 "포옛 감독은 전술, 훈련 등 팀 운영의 핵심 역할을 맡으며 자신과 16년간 수많은 순간을 함께 한 타노스 코치의 사임으로 심리적 위축과 부담을 느꼈다"면서 "특히 사단 체제로 운영하며 자신의 지도 시스템을 구축해 온 포옛 감독은 조직의 균열로 인한 지도력의 안정성 저하 등을 우려해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고 배경을 전했다.
이어 "구단은 사임 의사를 전한 포옛 감독에게 다음 시즌에 대한 계획과 타노스 코치의 명예 회복을 위한 노력을 약속하며 만류하였으나 끝내 감독의 의사를 존중하고 수용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전북은 2024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른 끝에 K리그1에 잔류하는 수모를 당한 뒤 지난해 12월 포옛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전북은 포옛 감독 지휘 아래 올 시즌 K리그1 22경기 무패를 달성하는 등 팀의 부활을 알리며 마침내 2021년 이후 4년 만이자 통산 10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코리아컵 결승에서도 광주FC를 꺾고 우승해 전북은 올 시즌 더블(2관왕)을 이뤘다.
코리아컵 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포옛 감독은 영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포옛 감독은 구단을 통해 "애석한 마음으로 팀을 떠나게 됐다. 팬들에게 정말 감사했고 제대로 된 인사를 하지 못하고 떠나 죄송하고 안타깝다"며 "팬들과 함께했던 1년은 나의 축구 지도자 인생에서 잊지 못할 역사적인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리 팬들이 보여준 열정과 팀에 대한 애정은 내 기억뿐만 아니라 가슴에 진하게 남을 것이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다시 한국에 웃으며 돌아올 수 있는 날을 꿈꾸며 나의 팀 '전북 현대'를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고 인사를 남겼다.
전북은 "팀의 운영 철학과 시스템에 적합한 후임 감독을 조속한 시일 내에 선임해 2026시즌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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