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주도 수정안 가결에 진보진영·마을교사들 즉각 반발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울산 동구의회가 내년도 당초 예산 심의 과정에서 마을 교사와 청년광장, 도시재생센터 등 교육·청년 관련 다수의 구정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동구의회는 8일 제232회 제2차 정례회 2차 본회의를 열고 12개 사업 5억9천807만원을 삭감한 수정예산안을 재적의원 7명 중 국민의힘 소속 4명 찬성, 더불어민주당·진보당 소속 3명 반대로 가결했다.
전액 삭감 사업은 마을교사 관련 3개 사업, 일산청년광장 2개 사업, 동구청년센터 1개 사업, 대왕암힙합페스티벌 1개 사업, 도시재생운영센터 1개 사업, 의원 공무국외출장 관련 3개 사업 등 11개 사업이다. 의회 운영·업무추진비도 일부 삭감됐다.
더불어민주당 윤혜빈 의원이 발의한 1억1천700만원 삭감 수정안은 3명 찬성, 4명 반대로 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 주도의 삭감안 가결에 민주당·진보당 소속 의원 3명은 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 윤혜빈·이수영 의원과 진보당 박문옥 의원은 이날 오후 동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본회의장에서 삭감 수정안이 가결된 뒤 마을교사들이 보였던 분노와 소상공인이 흘린 눈물을 잊지 않겠다"며 "국민의힘 의원들과 의장의 책임 있는 사과를 촉구하고 필요한 사업을 되살릴 방안과 대체 재원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동구청 소속 마을교사 20여명도 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 삭감을 비판했다.
이들은 "마을교사는 지역공동체와 학교, 아이들을 연결하는 중요한 교육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의 꿈을 짓밟지 말라.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동구의원들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동구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교육·체험 관련 사업비를 올해보다 줄이면서도 마을교사 관련 사업 예산은 유지했다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동구청은 재정긴축 기조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이었으며, 마을교사 사업은 교사와 학생 선호도가 높은 프로그램이라 유지했다고 해명했다.
김종훈 동구청장은 이날 수정안 가결 직후 3회 추가경정예산안 제안설명에 앞서 발언에 나서 "어수선하고 복잡한 상황을 보여드려 행정을 하는 입장에서 죄송하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내년 당초예산 삭감에 대해선 "편성된 예산으로 사업을 잘 집행해나가겠다"면서도 "청년광장 조성으로 일산 일대 청년 유동인구가 늘고 장사가 좀 되기 시작한다는 상인들이 많았는데 예산이 삭감돼 안타깝다"고 유감을 표했다.
당초예산안 편성 시 교육관련 예산이 올해보다 줄어들었다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앞선 지적에 대해서는 "지방재정 전반이 어려워지고 가용재원이 줄어든 상황에서 예산 편성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하반기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은 추경에 편성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광역시 자치구는 보통교부세를 직접 받지 못해 구조적으로 재정 부담이 크다"며 기초단체 재정분배구조 개편을 촉구했다.
jja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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