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 저무나…메타, 내년 메타버스 예산 30%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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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시대 저무나…메타, 내년 메타버스 예산 30% 삭감

한스경제 2025-12-08 16:3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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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의 혼합현실 기기 '퀘스트3'./메타
메타의 혼합현실 기기 '퀘스트3'./메타

|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 불과 4년 전만 해도 미래 기술로 각광받았던 메타버스가 거대 기업들의 대규모 철수 속에 급속히 저물어가고 있다.

메타버스를 핵심 사업으로 추진했던 메타가 내년 메타버스 관련 예산을 최대 30%까지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메타버스 산업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달 하와이 자택에서 열린 예산 기획 회의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는 지난 2021년 10월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하며 메타버스를 회사의 미래 비전으로 제시했다. 저커버그 CEO는 당시 “우리가 메타버스 회사로 여겨지기를 희망한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메타버스 사업을 담당하는 리얼리티 랩스는 2021년 이후 약 700억달러(약 103조원)에 달하는 누적 손실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메타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호라이즌 월즈(Horizon Worlds)’는 목표치인 50만명의 월간활동사용자(MAU)를 달성하지 못하고 20만명 미만에 머물렀고 최근에는 이 수치도 하락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외신은 예산 삭감의 대부분이 가상현실 헤드셋 ‘퀘스트’와 호라이즌 월드를 담당하는 부서에 집중될 것이며 이르면 내년 1월부터 대규모 인력 감원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타버스 산업의 몰락은 자본 시장의 태도 변화에서 가장 명확히 드러난다. 미국 투자정보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2021년 메타버스 열풍 당시 최대 20억달러 규모로 몰렸던 벤처 투자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6억달러로 급락했다. 이러한 투자 감소는 글로벌 경제 불황으로 인한 ICT 업계의 긴축 재정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주요 기업들 역시 이미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철수했거나 축소하고 있다.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대중화되기 이전인 2015년 이미 증강현실 헤드셋 ‘홀로렌즈’를 선보였던 마이크로소프트는 2017년 소셜 VR 플랫폼 알트스페이스VR을 인수하는 등 XR(확장현실)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지만 결국 지난해 3월 알트스페이스VR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홀로렌즈도 생산 중단됐다.

월트디즈니도 지난 2022년 2월 ‘차세대 스토리텔링 및 소비자 경험 부문’이라는 이름의 메타버스 팀을 구성했다. 당시 CEO 밥 채펙은 이 팀을 ‘차세대 스토리텔링’이라고 명명하며 디즈니의 방대한 IP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메타버스 환경에서 인터랙티브 스토리를 만들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2023년 3월 새로운 CEO 밥 아이거는 메타버스 전략을 포기하고 약 50명 규모의 메타버스 팀을 완전히 해산했다. 이는 전사적으로 7000명 감원 계획의 일부였으며 마이클 화이트 팀장을 제외한 거의 모든 팀원이 해직됐다.​ 월트디즈니의 철수는 메타버스가 풍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가진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실제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지난 2023년 애플이 ‘비전 프로’를 발표할 당시에는 메타버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애플 역시 메타버스 영역에서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애플은 지난해 2월 출시한 비전 프로의 목표 판매량을 100만대로 제시했지만 올해 중반까지 집계된 추정 판매량은 50만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지자체들이 메타버스 기반의 행정 서비스 구축을 추진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서비스를 종료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55억원을 들여 ‘메타버스 서울’을 개발해 2023년 1월부터 서비스를 했지만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인천시 역시 ‘메타버스 인천’ 개발에 9억원을 투자했지만 다른 지자체의 실패 사례가 이어지면서 사업 중단 절차를 밟고 있다.

이처럼 메타버스 산업이 몰락한 가장 큰 원인은 시장을 견인할 콘텐츠의 부재가 일순위로 꼽힌다. 메타버스 열풍을 타고 수많은 플랫폼과 콘텐츠가 등장하긴 했지만 대부분의 플랫폼은 이미 시장에 존재했던 가성현실 콘텐츠 혹은 게임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애초에 메타버스의 개념 자체가 기존에 있던 가상현실에 살을 덧대고 포장한 것에 불과했으니 큰 차별성을 두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전용 헤드셋 기기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제공하려는 시도 역시 기술적인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한계를 드러냈다. 현실과 같은 완벽한 몰입감을 선사하기에는 여전히 기술적인 성숙도가 떨어지며 장시간 얼굴에 착용할 때의 불편함 등도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비싼 가격도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다. 메타의 혼합현실 헤드셋 ‘퀘스트’ 시리즈는 보급형 모델도 50만원이 넘으며 애플의 비전 프로의 경우에는 500만원에 이른다.

결국 메타버스는 불편하고 비싼 헤드셋 기기의 보급 문제와 이용자를 지속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의 부족으로 인해 독자적인 생태계 형성에 실패하고 말았다. 더욱이 이제는 전 세계 기술 트렌드를 인공지능(AI)이 주도하면서 투자금 역시 메타버스 대신 AI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다만 메타버스 서비스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중적인 시장에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산업 분야에서 메타버스는 진정한 미래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메타가 관련 예산을 줄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애플도 비전 프로 2를 출시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메타버스 용어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서비스돼 왔던 선구적인 메타버스 서비스들도 여전히 건재하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가 이제 AI와 결합해 새로운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라는 용어 자체는 비즈니스적 요소가 결합돼 만들어졌지만 메타버스의 개념과 서비스 자체는 그 이전부터 있어 왔다”이라며 “우리가 상상했던 형태와는 다를 수 있지만 미래에도 메타버스는 새로운 기술 및 환경과 융합해 독자적인 시장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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