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첫 학기 설문조사 결과 교사 76.3%, 학생 64.2%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학생들은 진로 설계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으나 개설 과목의 충분성에 대해서는 교사와 학생 간 인식 차이가 확인됐다. 교육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첫 학기 운영 성과를 분석하기 위해 전국 일반고 160개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 6,885명과 교사 4,628명 등 총 1만 1,513명이 참여해 목소리를 전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전반적인 성적표는 우수함에 가깝다. 교사의 76.3%, 학생의 64.2%가 고교학점제 운영 전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학생들이 가장 반긴 점은 단연 선택의 자유였다. 조사에 참여한 학생 4명 중 3명꼴인 74.4%가 학교에서 희망하는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자신이 듣고 싶은 수업을 직접 고르는 과정 자체가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자 기회가 된 셈이다. 이러한 선택이 실제 진로 설계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학생도 63.7%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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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의 지원 노력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학생이 어떤 과목을 들어야 할지 막막할 때 길잡이가 되어주는 상담 및 지도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학생 62.0%는 학교가 제공하는 진로 및 학업 설계 지도에 만족감을 표했다. 진로 검사나 상담 같은 구체적인 탐색 기회 역시 62.3%의 학생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개설 과목의 충분성을 바라보는 교사와 학생의 시각차다. 교사의 79.1%는 학생이 원하는 과목이 충분히 개설되었다고 자신 있게 답했다. 반면 학생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자신이 원하는 과목이 충분히 개설되었다고 느낀 학생은 58.3%에 그쳤다.
이러한 간극은 제도의 안착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실제로 개설된 선택과목 자체에 대한 만족도 역시 58.4%로 다른 항목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집계됐다. 학교는 행정적, 인력적 한계 내에서 최대한의 과목을 깔았다고 판단했겠지만, 학생들의 다양한 호기심과 니즈를 모두 충족시키기에는 아직 물리적 한계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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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에는 최소한의 학업 성취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들을 돕는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지도가 있다. 쉽게 말해 일종의 기초학력 보장 프로그램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교사와 학생 모두 입을 모아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학생의 67.9%는 예방 지도나 보충 지도가 과목 이수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고, 교사 역시 70.0%가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했다.
교육부는 이번 성적표를 받아 들고 발 빠르게 움직일 채비를 마쳤다. 과목 개설에 대한 학생들의 목마름을 확인한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히 과목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학교 규모나 지역별 운영 현황을 세밀하게 분석해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계획이다.
김천홍 교육부 책임교육정책관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된 이후 공공연구기관이 공식적으로 내놓은 첫 성적표이기 때문이다. 그는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온 부분, 즉 과목 개설의 다양성 문제 등을 면밀히 살피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정책을 만들겠다는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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