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2(2부) 수원 삼성이 또다시 K리그1(1부) 승격 문턱에서 무너졌다. 이로써 창단 30주년을 맞은 수원은 내년에도 K리그2에 머물게 됐다.
수원은 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SK와의 하나은행 K리그 2025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0-2로 패했다. 앞서 3일 홈에서 치른 1차전에서도 0-1로 졌던 수원은 1, 2차전 합계 0-3으로 뒤지며 승격 기회를 놓쳤다. 경기 시작 55초 만에 치명적 수비 실수로 선제 실점한 수원은 전반 40분 풀백 이기제(34)가 퇴장당하면서 수적 열세까지 겹쳤고, 결국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이번 패배로 수원은 지난해 강등된 이후 2년 연속 승격에 실패했다. 1996년 창단 이후 줄곧 최상위 리그에서 뛰어온 수원은 2023시즌 K리그1 최하위로 처음 강등을 경험했다. 이어 2024시즌에는 6위로 K리그2 준PO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올해 준우승으로 다시 승강 PO까지 올라왔지만 실수와 퇴장, 조직력 붕괴 등 악재가 겹치며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수원은 지난겨울 인천 유나이티드와 함께 우승 후보로 꼽혔다. 2024시즌 K리그1 득점 2위였던 스타니슬라브 일류첸코(35)를 비롯해 이규성(31), 김지현(29), 최영준(34) 등 베테랑 자원을 대거 영입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마테우스 세라핌(27)과 레오 안드라데(27)까지 더하며 전력을 보강해 기대감을 키웠다. 시즌 초반엔 부진했지만 4라운드부터 15라운드까지 12경기에서 8승 4무를 거두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강한 공격력을 기반으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시즌 내내 지적된 수비 불안은 끝내 해결되지 못했다. 수원은 정규리그에서 76골로 득점 1위를 기록했지만 실점은 50골에 달했다. 이는 최다 실점 공동 6위의 기록이다. 승강 PO에서도 수비진 실책이 결정적 패배 요인이 됐다. 1차전에서는 골키퍼 실수로 내준 페널티킥에 무릎을 꿇었고, 2차전에서는 2차례 빌드업 실수로 실점하며 자멸했다.
변성환(46)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원정석 앞에 서서 팬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감정이 북받친 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고 기자회견에서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변성환 감독은 “수원의 목표는 승격이었다. 준우승과 승강 PO 티켓에 만족할 수 있는 팀이 아니다”라며 “두 시즌 연속 승격하지 못한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팬분들께 받은 사랑이 너무 컸다. 그 기대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내 행동이 위로가 되지 못하더라도 진심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수원은 내년 K리그2에서 다시 K리그1 승격에 도전한다. 다만 변성환 감독 체제가 종료된 가운데 새로운 사령탑 선임과 전력 재편 등 굵직한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한때 K리그를 대표하던 명문 구단 수원이 다시 정상 무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 3번째 도전이 시험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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