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럭셔리' 판치는 소비문화에 갈수록 추워지는 '12월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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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럭셔리' 판치는 소비문화에 갈수록 추워지는 '12월의 겨울'

르데스크 2025-12-08 13:24:05 신고

3줄요약

[오프닝]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이 느끼는 감정은 설렘보다는 '걱정'이라는데요. 바로 과시적 소비 문화 때문입니다. 하루 세 개 한정으로 판매되는 50만 원짜리 케이크는 순식간에 품절되고, 성탄 전후 호텔 숙박비는 평소의 몇 배까지 치솟습니다. SNS 속에서는 반짝이는 트리, 호텔 스테이, 하이엔드 케이크 인증샷이 끝없이 올라옵니다. 문제는 이런 보여주기식 연말 문화가 '나도 저 정도는 해줘야하나?'라는 압박으로 돌아온다는 점입니다. 연말 물가 상승과 과시적 소비 문화가 맞물리면서 우리는 점점 설렘보다 비교와 피로를 더 많이 느끼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나레이션]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호텔과 백화점마다 '한정판'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줄줄이 등장합니다. 올해는 개당 50만 원이 넘는 초고가 케이크까지 등장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는데요. 취재진이 호텔 베이커리 현장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고가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들이 진열돼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일반 케이크와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붙어 있는 가격표는 '일반적'이라는 말과 거리가 멉니다. 케이크 한 개 값이 웬만한 외식비를 훌쩍 넘는 수십만 원. 그럼에도 예약 상황은 이미 빼곡합니다.

 

"날짜가 마감된 것도 있어서 말씀해주시면 정리해드릴게요."

"곰돌이 케이크(35만원)가 24, 25일에도 남아있을까요?"

"아니요. 그땐 다 마감됐어요." 

 

크리스마스 직전 일주일치 물량에는 이미 '온라인 예약 마감' 표시가 줄줄이 붙었습니다. 다른 호텔 베이커리들도 상황은 비슷했는데요.

 

"하루에 2개만 팔아가지고"

"그럼 24, 25일은 거의 나갔겠네요."

"아마도... 그래도 확인 한번 해드릴게요." 

 

"이브랑 크리스마스 당일은 무조건 네이버 통해서만 예약 가능하세요. 오늘은 이렇게만 남아있어서 필요하실 땐 미리 예약하시는 게 좋아요."

 

다른 호텔들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역시 주요 날짜는 대부분 예약이 끝난 상태입니다.

 

[시민 인터뷰]

"이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냐는 심리 때문에 좀 비싸도 사람들이 기분 내려고 소비를 하는 그런 측면을 노리는 상술이 껴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많이 노출되다 보면 나도 그런 걸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니까."

 

[나레이션]

개당 수십만원을 넘는 이 케이크들은 극히 일부 고객을 위한 상품이지만 SNS 알고리즘을 타고 대량으로 확산되면서 마치 대부분의 사람들이 구매한 것 같은 착각을 줍니다. 케이크를 구매하지 못한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연말 지출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나레이션]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숙박료 폭리'도 여전한데요. 평소 주말보다 두 세 배 비싼 '크리스마스 요금'이 붙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숙박업계는 "연말에 한 번쯤은 특별한 하루를 보내고 싶다는 수요를 감안한 가격"이라고 설명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선 "해도 너무 했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숙박업계 전체의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결국 여기에 동참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박탈감과 위축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시민 인터뷰]

"자원은 한정적인데 이용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 보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은 하거든요. 호텔이나 에어비앤비나 이런 거 하나 잡기에도 진짜 너무 힘드니까 그런 쪽에 있어서는 부담을 좀 느꼈던 것 같고 오히려 그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집에만 있으려고 하는 것 같고요. 가격 부담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나레이션] 

연말이 되면 콘서트와 뮤지컬 티켓 가격도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인기 아이돌 콘서트나 대형 뮤지컬의 경우, 평소 공연보다 기본 가격을 높게 책정하거나 "연말 스페셜 공연"이라는 이름으로 더 비싼 좌석 구성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게다가 온라인 예매 시작과 동시에 좌석이 순식간에 매진되면서 중고 거래 플랫폼과 암표 사이트에는 정가의 몇 배를 호가하는 티켓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특별 무대와 한정된 좌석 수를 반영한 가격"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연말 공연 문화가 일부에게만 허락된 사치로 변해가고 있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습니다.

 

[시민 인터뷰]

"적당선이 좀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금액대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부담되는 건 소비자 입장이니까. 벌이가 높으신 분들, 그런 분들에겐 상관이 없지만 일반 소비자 입장에선 감내하기 어렵죠."

 

[나레이션]

연말 특수를 감안하더라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의 가격. 매년 더 화려해지고 더 비싸지는 현상은 어느새 당연한 크리스마스 풍경처럼 굳어졌습니다. 갈수록 심해지는 과시성 소비와 이를 이용한 폭리 행태, 도대체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요?

 

[전문가 인터뷰 -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요즘 SNS를 보면 경험을 콘텐츠로 소비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어디 좋은 데 갔다 왔다, 맛있는 거 먹었다, 그런 것들을 인증하게 되면 그런 자기과시의 소비가 결국 자기를 표현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기업들이 '여기에 수요가 많네?'하고 공급업체들이 여기서 프리미엄 가격을 유지하거나 조금 더 높은 가격을 펼치게 되는 것이죠. 이런 SNS의 과시성 소비와 문화가 기업들이 높은 가격 전략을 펼칠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가. 또 그걸 소비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남들이 그렇게 소비하는 것을 보면서 '저 사람은 저렇게 하는데 난 못하네'라는 상대적 박탈감이 들 수 있는 거죠." 

 

[나레이션] 

SNS에서 '크리스마스', '호캉스' 등 특정 키워드로 검색해 보면 관련 게시물이 수백만 건에 이릅니다. 이는 검색 결과가 원칙적으로 전체공개 게시물에 한정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로 생성·공유된 게시물의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시민 인터뷰]

"친구가 어디를 가면 나도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거나 비싼 옷, 요리 같은 걸 먹은 걸 게시물에 올리면 나도 한번 먹어보고 싶다, 입어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클로징]

화려하게 보내는 하루도, 소박함에서 의미를 찾는 행위도 모두 우리의 선택입니다. 어떤 선택이든 진짜 중요한 건 '나와 내 주변의 행복'일 것입니다. 올해의 마지막,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실건가요? 지금까지 르데스크 주예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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