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가 철도 인프라 확충과 대규모 도시재생 사업을 축으로 한 ‘사통팔달 콤팩트시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부선 안양 구간 지하화, 서울 서부선·위례과천선의 안양권 연장, KTX-이음 안양역 추가 정차 등 교통망 강화와 박달스마트시티, 인덕원 인텐스퀘어 같은 대형 개발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지역 일자리 창출과 규제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이 핵심이다.
중앙정부의 상위계획 반영이라는 과제와 함께 주민 수용성 확보, 재원 조달, 행정절차 병행이라는 난제를 넘어설 경우 안양은 경기 남부의 산업·교통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경부선 지하화·신규 철도망 추진… 도심 콤팩트시티 청사진 본격화
경부선(석수~명학) 지하화는 만안구와 동안구를 가로지르는 지상철도로 인한 물리적 단절을 해소하는 핵심 과제다. 지하화로 확보되는 상부 공간은 상업, 업무, 주거, 녹지의 복합 개발이 가능해 도심 기능을 집약시키는 콤팩트시티 실현의 전제가 된다. 시는 지난해부터 관련 용역을 통해 기술·경제·정책적 타당성을 다듬었으며 올해 5월 국토교통부에 종합계획 반영을 위한 제안서를 제출했다.
동시에 안양시는 서울 서부선(서울대입구~평촌·약 12.8㎞·총사업비 약 1조688억원)과 위례과천선 안양권 연장(정부과천청사~광명역·약 14.7㎞·총사업비 약 1조9천356억원) 등 신규 노선의 국가철도망 및 광역교통 상위계획 반영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관악산 우회로 발생하는 장거리 통행을 줄이고 KTX 광명역 접근성을 높이면 통근시간 단축과 지역 산업활동 반경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서 나온 결정이다.
철도망 확충은 단순한 교통 개선을 넘어 박달스마트시티, 인덕원 인텐스퀘어 등 개발사업의 실현성을 높이는 연결고리다. 박달스마트시티는 만안구 박달동 328만㎡ 부지에 탄약시설을 지하화해 국방부에 기부하고 종전 부지를 양여받아 인공지능(AI) 기반 첨단산업, 문화, 주거가 결합한 스마트융복합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기획재정부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 의결과 국방시설본부와의 합의각서 체결, 사업시행자 지정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기본·실시설계 착수, 2027년 착공, 2033년 단계적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 4중 역세권 ‘인텐스퀘어’ 시동… 일자리 로드맵도 가속
인덕원 인텐스퀘어는 인덕원동 약 15만㎡ 부지에 복합환승시설, 공동주택, 공공지식산업센터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통합공공임대 511가구 등 총 814가구의 주거 공급과 AI 등 4차 산업 관련 기업 입주 공간을 마련한다. 총사업비 4천122억원 규모로 공공, 공기업, 지방정부가 참여해 4중 역세권의 교통 허브이자 일자리 거점으로 육성될 예정이다. 시는 2027년 부지 조성, 2030년 건축공사 준공을 목표로 속도감을 내고 있다.
철도 기반의 도시구조 재편은 일자리 창출로 직결된다. 인덕원 인텐스퀘어는 건설·운영 단계에서 대규모 고용을 유발하고 박달스마트시티는 AI 기반의 첨단융복합단지 조성을 통해 연구개발(R&D), 스타트업, 서비스업 등 중장기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안양시가 제시한 고용 로드맵은 사업별 수요 예측에 기반해 지역 인력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시는 2023~2026년 총 11만8천여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2023~2024년 이미 6만5천405개를 창출했다. 올해 목표는 2만9천915개다.
이를 위해 인턴십, 현장채용박람회, 맞춤형 직무 교육 등 수요 중심의 구인·구직 매칭을 강화하고 있다. 청년·중장년·특성화고생 대상 채용 행사를 정기화해 현장 면접과 교육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성과를 내고 있으며 공공 인턴십 프로그램은 미취업 청년에게 실무 경험과 생활임금을 제공해 노동시장 진입을 돕는다.
■ 규제 혁신으로 ‘기업 하기 좋은 안양’ 만든다
민간투자를 촉진하고 기업의 현장실험을 지원하는 규제 혁신도 병행된다.
안양시는 실증 지원을 통해 기술 상용화를 돕고 지역 내 기업이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도록 규제 개선과 제도적 지원을 추진해 왔다. 맨홀 충격 방지구 실증지원은 경기도 규제혁신 우수사례로 인정받았으며 초고층 폐쇄회로(CC)TV를 활용한 시·군·경 공중영역 협력체계 도입 등 안전 분야에서도 규제 전환을 시도했다. 이러한 규제 혁신은 박달스마트시티 등 스마트시티 플랫폼에서 기업들이 신기술을 실증하고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
특히 안양시는 대형 사업의 고용 효과를 지역민이 체감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근로자를 우선 고용하며 지역업체 장비·자재 사용 확대를 권고하고 있다. 또 공공분양, 공공임대 등 주거 정책을 추진해 일자리와 주거의 동시 확보를 도모한다.
■ 교통 접근성 개선과 산업 입지 확충 결합한 ‘사통팔달 콤팩트시티’로 발돋움
정책적 설계 측면에서는 철도 인프라 사업의 상위계획 반영이 관건이다. 철도사업은 국가철도망 구축계획과 광역교통시행계획에 반영돼야 기재부 예비타당성조사 및 민자적격성조사를 거쳐 본격 추진될 수 있다.
국토부 선도사업 선정을 위해 안양시는 14년간 경부선 지하화 용역과 시민운동을 통해 준비했다. 안양역 광장의 시민 결의대회와 시청 설명회에서 수백명의 시민이 국가계획 반영을 촉구했으며 지역 국회의원과 도·시의원도 중앙부처 설득에 힘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안양 전략이 성공하면 교통 접근성 개선과 산업 입지 확충이 결합된 ‘지역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이와 관련, 안양시 관계자는 “철도망과 융복합 개발의 동시 추진은 교통수요 흡수와 도시 집적 효과를 극대화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특히 박달스마트시티와 인덕원 인텐스퀘어 같은 대형 개발지는 지역 일자리의 질적 전환을 이끌 수 있는 공간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아울러 안양시는 향후 중앙부처와의 협의 강화, 상위계획 반영을 위한 제안서 보완, 주민 의견 수렴, 규제 혁신 사례 확대, 지역 기반 직무 교육 체계 고도화 등을 추진해 로드맵에 포함할 계획이다.
최대호 시장은 “철도를 중심으로 한 안양의 도시 전환은 단기 공사 착공을 넘어 중장기적인 도시구조 재편과 경제 재생의 시험대”라며 “중앙부처 설득과 재원 확보, 주민 공감대 형성 등의 문제를 해결해 안양이 진정한 ‘사통팔달 콤팩트시티’로 발돋움하고 일자리와 삶의 질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모델을 제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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