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AI·에너지·의료 협력으로 ‘한일 경제연대’ 본격화...“EU처럼 연대·공조…여권 없는 왕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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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AI·에너지·의료 협력으로 ‘한일 경제연대’ 본격화...“EU처럼 연대·공조…여권 없는 왕래도”

뉴스로드 2025-12-08 12:50: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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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의 의장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의 의장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에너지, 의료 등 미래 핵심 산업을 축으로 한·일 간 ‘경제연대’ 구상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단순한 협력을 넘어 유럽연합(EU)에 비견되는 경제 공동체 수준의 연대 모델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일본상공회의소는 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AI·반도체·에너지 등 미래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투자 환경과 공동 공급망을 구축하며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저출산·고령화 대응을 위한 정책·의료 시스템 협력, 경제·관광·문화 교류 확대에도 양국이 힘을 합치기로 했다.

최 회장은 개회사에서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은 지금은 단순한 협력을 넘어 연대와 공조로 미래를 함께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며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실험하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구체적인 협력 방안으로 ▲에너지 공동 구매 ▲의료 시스템 공유 ▲여권 없는 상호 왕래 등을 제안했다. 그는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일이 공동으로 에너지를 구매하면 물량 확보와 가격 경쟁력에서 큰 시너지가 날 수 있다”며 “기업별 조달 데이터를 취합한 뒤 미래 조달 시점부터 협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저출산·고령화 대응을 위한 의료 시스템 공유는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EU의 솅겐조약을 예로 들며 “관광 활성화를 위해 여권 없는 왕래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일을 동시에 방문하는 관광 프로그램조차 아직 정착되지 못했다”며 “이제는 숙제로 남길 게 아니라 현실적인 실행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이 가장 주목하는 협력 분야는 AI다. 미국과 중국이 막대한 투자와 기술력으로 ‘AI 양강 체제’를 굳힌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이 각자의 역량을 결합하면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의 IT 인프라와 제조 데이터, 일본의 정밀공정·장비·소재 기술이 결합되면 강력한 시너지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유혁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 대표는 “한국과 일본이 산업화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멀티모달 형태로 연결한 공동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로 발전시키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반도체 분야에서도 “한·일 공동 AI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경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회의에서 양국 상의는 AI·반도체·에너지 분야가 향후 한·일 경제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안정적인 투자 환경과 공급망을 공동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자유롭고 열린 국제 경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공조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날 전문가 대담에서는 한·일 양국이 ‘룰 테이커(rule taker)’에서 벗어나 ‘룰 세터(rule setter)’로 도약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지평 한국외국어대 특임교수는 “자유무역 질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이 각자 움직여서는 한계가 있다”며 “기술 특허 경쟁력 세계 3~4위권인 양국이 힘을 합치면 글로벌 규칙을 주도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출발점으로 경제 통합과 한국의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조속 가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야마사키 시로 일본 내각관방 참여는 “초고령사회 극복을 위해 양국이 정책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이주인 아쓰시 일본경제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지방 소멸이라는 공통 과제 해결을 위해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일 경제연대가 현실화될 경우 시장 규모와 글로벌 영향력도 비약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현재 한국 경제는 약 1조8000억 달러, 일본은 4조2000억 달러 수준”이라며 “양국이 연대하면 6조 달러 시장이 되고, 시너지까지 감안하면 7조 달러 시장으로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는 ‘아시안 유니온(Asian Union)’의 첫 단계가 될 수 있다는 구상도 여러 차례 제시해 왔다.

최 회장은 “EU도 처음부터 완전한 통합 일정을 정해놓고 출발한 것은 아니었다”며 “서로 협력하다가 ‘이 정도면 통합이 더 낫겠다’는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전진했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이 중요하냐는 논쟁보다 무엇을 행동할 것인지가 정해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고바야시 켄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가운데 한·일이 자유롭고 열린 국제 경제 질서를 공동으로 지켜야 한다”며 “AI와 에너지 산업에서 파트너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 관계는 이제 경쟁 구도에서 협력 구도로 나아가야 할 시대”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일 경제인 22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최 회장을 비롯해 지역 상의 회장단,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했고, 일본 측에서는 고바야시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제인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회의 후 참석자들은 한·일 경제협력 60년사를 다룬 특별전을 관람하며 기술 교류와 합작 투자 성과를 공유했다.

윤철민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이번 회의는 한·일 셔틀외교 복원과 맞물려 지난 60년 협력 성과를 돌아보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대한상의는 일본상의와 함께 한·일 경제연대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라며 “협력의 분위기를 지속시키고 기업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결실을 만들어내는 데 경제계가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로드] 홍성호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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