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친중 성향인 대만 제1야당 중국국민당(국민당) 당수가 내년 초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이 8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국민당은 중국 측과 내년 춘제(음력설)를 전후해 정리원 주석(대표)과 시 주석이 회담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 수장인 쑹타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산하 대만공작판공실 주임은 지난 10월 28일 중국 톈진에서 만난 샤오쉬천 국민당 부주석(부대표)에게 정 주석과 시 주석의 회담 성사를 위한 3가지 전제 조건을 제시했다고 대만 언론이 전했다.
쑹 주임은 ▲ '친미·독립' 성향인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무력 독립 추구와 미국에 의존한 독립을 도모하는 등의 '불장난'의 단호한 근절 및 라이 정부의 1조2천500억 대만달러(약 58조원) 규모의 특별 국방예산법안 통과 반대 ▲ 대만인과 결혼한 중국인 배우자에 대한 차별대우와 중국 본토인의 사업과 투자를 제한하는 '국가안전법' 관련 절차의 즉각적인 중단 ▲ 국민당의 중국과의 통일을 위한 체제 개혁 방안과 구체적인 행동 제시 등 3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이에 국민당은 중국의 제안을 검토한 후 장룽궁 부주석을 재차 파견했으며 지난달 14일 중국 상하이에서 쑹 주임 등이 참석한 비공개회의를 열어 춘제 만남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민당은 두 부주석의 중국 방문 시기는 라이 총통이 지난달 25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특별 국방예산 등 방위비 증액 계획을 밝힌 것보다 훨씬 이전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 주석은 양안(중국과 대만) 평화, 대만인의 안정적인 삶을 위해서라면 국민당이 모든 책임을 짊어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일 국민당 당수로 선출된 정 주석은 지난 10월 당선인 자격으로 양안(중국과 대만) 소통의 키워드는 "'92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과 대만 독립 반대"라고 밝히고, '공동의 정치적 기반을 견지하고, 대만 동포를 단결시켜야 한다'는 시 주석의 축하 서한에 대해 "우정의 손을 내밀고 있어 양측이 소통할 수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정 당선인은 향후 시 주석과의 만남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당연히 있다"고 말했다.
국민당은 중국 공산당에 패배해 대만으로 건너왔지만, 이제는 친중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주석은 1980년대 학생운동가로 출발해 국민당 정부를 비판했고 민진당에서 정치적 이력을 쌓았다. 하지만 민진당내 비판 발언으로 당원 자격 정지 처분을 받자 탈당, 2005년 국민당에 입당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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