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은 1992년 수교 이래 경제 협력 관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특히 2015년 6월 한중 FTA가 체결된 후에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강화됐지요.
이를 토대로 한국에게 중국은 최대 수출국이자 수입국이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중국 경제를 잘 모르거나 이해가 부족해 사업적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들을 보게 됩니다.
중국 경제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알면 돈이 되지만 모르면 손해 보는 중국 경제 이야기. 임기자가 쉽고 재밌게 ‘중국 경제 삼켜버림’ 시리즈로 풀어드리겠습니다.
중국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 업체 무어스레드(摩尔线程·Moore Threads)가 중국 기술굴기의 선두주자로 부상했습니다. 무어스레드는 중국 본토판 엔비디아로 불리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무어스레드는 상장에 성공하면서 GPU 개발 및 생산에 쓰일 수 있는 대규모 자본을 조달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수익성 부문에서 아직 흑자전환해야 한다는 점과 선두 기업들과의 격차는 과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GPU 업계 대어 무어스레드 상장
본사를 베이징에 두고 있는 무어스레드는 지난 2020년 설립됐습니다. 설립 5년 만에 무어스레드의 기업가치는 537억 위안(한화 약 11조원)으로 추산되며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고성능 GPU 칩을 연구‧개발하는 무어스레드가 자체 개발한 ‘무사(MUSA)’ 아키텍처는 엔비디아의 쿠다(CUDA) 아키텍처와 호환합니다. 업계에서 새 얼굴이지만 범용성을 넓힌 셈입니다.
무어스레드는 엔비디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CEO(최고경영자) 장젠중(张建中)을 비롯한 고위 경영진들이 모두 엔비디아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장 대표는 엔비디아에서만 15년을 몸담은 인물입니다.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무어스레드는 5일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됐습니다. 이로써 중국 본토 주식(A주) 첫 번째 GPU 관련주가 등장했습니다.
시장의 관심은 뜨겁습니다. 이날 무어스레드는 개장 시 한 주당 650 위안(한화 약 13만원)으로 거래됐으며 이는 발행가보다 468.78% 뛴 수치입니다. 총 시가총액은 3000억 위안(한화 약 62조원)을 돌파했으며 단일 계약 수익은 26만 위안(한화 약 5409만원)을 달성했습니다.
앞서 무어스레드는 지난달 24일 발행 주식의 온라인 청약 상황과 당첨률을 발표했는데요. 최종 온라인 발행 주식 수는 1680만주이며 온라인 당첨률은 0.03635054%에 달했습니다.
오프라인 배정에선 기관 투자자 267곳이 704억주를 신청했으며 최종적으로 3920만주만 배정받아 초과 청약 배수는 1796배로 집계됐습니다. 기관투자자 10곳은 전략 배정에 참여해 기업공개(IPO)를 지원했으며 이들은 발행 총수의 20.00%를 차지하는 약 1400만주를 청약했습니다.
장기적 과제는?
투자자들이 무어스레드를 선택한 이유는 희소성과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입니다. 중국 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전기능 GPU(full-function GPU)’ 기업인 무어스레드는 가속 컴퓨팅 플랫폼의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무어스레드는 인공지능(AI) 연산을 위한 텐서코어뿐 아니라 그래픽·비디오 렌더링 기능도 제공하는 ‘전기능 GPU’로 경쟁력을 키웠습니다. 그 결과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영업수익은 4600만 위안(한화 약 95억원)에서 4억3800만 위안(한화 약 911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다만 무어스레드가 자본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합니다. 실적이 아직 적자에 머무르고 있는 점과 글로벌 GPU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무어스레드는 지난 6월 30일 공시를 통해 투자 위험성을 고지했습니다. 회사가 아직 이윤을 실현하지 못했으며 향후 영업수익이 더디게 성장할 수 있다고 무어스레드는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무어스레드의 누적 미충당 손실은 12억719만 위안(한화 약 2648억원)입니다.
무어스레드는 최초공개주식모집설명서를 통해 “비록 회사의 수입이 빠르게 증가했지만 수입 금액은 여전히 작다”며 “제품의 성능이 개선돼 판매 수입이 증가하고 나아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이윤이 발생하려면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엔비디아 및 AMD 등 기업과 비교했을 때 무어스레드는 제품 성능 등에서 여전히 뒤처져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CUDA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병렬 컴퓨팅 생태계를 구축한 것과 비교했을 때 무어스레드의 MUSA는 안정성 및 기능 측면에서 CUDA와 차이가 큽니다.
업계 관계자는 무어스레드가 엔비디아를 앞설 수 있을지에 관한 더리브스 질의에 “중국 기업의 실력이 좋고 규모가 큰 건 맞지만 (무어스레드가) 엔비디아의 장악을 뚫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제품 때문이라기 보단 사람들이 트렌드 바꾸기를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Copyright ⓒ 더리브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