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에 대해 “기준점은 항상 유동적”이라며 향후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H200’의 중국 판매를 두고 백악관·의회·엔비디아가 충돌하는 가운데, 미 정부가 어느 선까지 규제를 유지할지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어 대표는 7일(현지 시각)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수출 제한에 반대하는 데 대한 견해를 묻자 “기술 발전과 접근성 변화에 따라 수출통제의 기준점은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최첨단 기술 제품을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보내는 데 매우 조심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통제 강도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언제나 논의될 수 있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개인적 견해라며 “기업의 수익도 중요하지만, 정책입안자에 국가안보가 최우선”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어떤 종류의 반도체 수출을 제한할지를 논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백악관은 엔비디아의 H200 중국 수출 허용 여부를 검토 중이며, 연방 의회는 이를 금지하는 초당적 법안을 발의했다. 반면 젠슨 황 CEO는 미국 기업 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공개 반대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AI 칩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정책 판단이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리어 대표는 미·중 관세 휴전 이행 상황에 대해 “중국의 약속은 매우 구체적이며 현재까지는 준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산 대두 구매와 관련해선 “이번 시즌 약속 물량의 3분의 1을 이미 확인했다”며 희토류 공급 흐름도 “완전한 적은 없지만 모두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국가안보 명분 아래 수출 통제 기조는 유지하되, 기술 발전 속도와 중국 시장 영향 등을 고려한 ‘유연한 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의 결정에 따라 글로벌 AI 반도체 경쟁 구도가 다시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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