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바이포엠 스튜디오
공효진과 김동욱이 영화 ‘윗집 사람들’에서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 속 예민하게 충돌하는 ‘현실 부부의 민낯’을 치밀하게 그려낸다. 3일 개봉한 ‘윗집 사람들’은 대담한 성생활을 즐기는 윗집 부부와 권태기에 빠진 아랫집 부부가 함께 식사를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섹슈얼 코미디다.
극 중 공효진은 관계의 공허함 속에서 욕망을 자각하는 아랫집 아내 정아, 김동욱은 예술가적 자존심과 열등감이 뒤엉킨 아랫집 남편 현수를 맡아 지극히 현실적인 부부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실제로는 각각의 배우자와 애정 넘치는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는 두 배우는 “이번 영화를 통해 부부간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O“사자 같은 하정우, 잔소리 부르는 스타일!”
공효진은 주연 배우 4명이 모두 모인 한 공간에서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이번 작품이 육체적으로는 편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고민해야 할 게 많은 현장이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한 공간에 있다 보니 배우들도 지루할 때가 있는데 관객이 그런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대사를 할 때 몸을 기대거나 팔을 움직인다든지 디테일에 많이 신경써야 했어요. 한편으로 해를 못 보고 세트 안에서만 있다 보니 괴혈병이 올 것만 같았죠.(웃음)”
앞서 이번 영화의 연출을 맡은 하정우는 공효진을 “친동생 같은 친구”라고 표현하며 ‘윗집 사람들’을 찍는 내내 “공효진의 잔소리에 시달렸다”고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공효진)잔소리 때문에 맹장이 터져 맹장 수술을 받기도 했다”는 하정우의 증언(?)에 공효진은 억울해했다.
“제가 하정우 감독한테 얼마나 깍듯한데요! 남동생이 있어서 그런지 남자 동료들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편이긴 한데 하정우 감독에게는 존댓말도 꼬박꼬박 쓴다고요!(웃음) 사실 그가 은근히 잔소리를 부르는 스타일이에요. 평소엔 리더십 강한 사자 같은데 또 어떤 때는 엄청 소심하고 잘 삐친다니까요!”
영화 ‘윗집 사람들’ 스틸, 사진제공|바이포엠 스튜디오
2022년 10살 연하의 가수 케빈 오와 백년가약을 맺은 공효진은 결혼 이듬해 입대한 남편 6월 전역으로 그야말로 ‘따듯한 신혼 생활’을 보내고 있다. 그런 배경에서인지 극 중 권태기 부부 캐릭터를 이해하기가 쉽진 않았다고 했다.
“‘진짜 결혼한 지 오래된 부부는 이렇게 되는 걸까?’ 싶어 사실 믿고 싶지 않았어요. 혹시나 우리 영화 속 권태 커플이 아직 연애나 사랑이 중요한 20대 관객의 환상을 파괴하는 건 아닐까 걱정되긴 해요.”
결혼 후 입대한 남편으로 인해 유부녀인 상태로 ‘고무신’ 생활을 한 그는 “그래서 결혼을 했음에도 연애하는 ‘롱디(장거리) 커플’ 같았다”고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휴가 나온 남편이 복귀할 때는 매번 엄청 울었어요. 헤어져야 한다는 물리적인 상황이 너무 슬프더라고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또 우리가 언제 그렇게 헤어질 때마다 눈물을 흘려보겠나 싶어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둘째를 임신한 상태로 이번 영화를 촬영한 윗집 아내 역의 이하늬를 보며 ‘2세’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됐다고 솔직히 말하기도 했다.
“남편이 제대한 지 6개월밖에 안 돼서 일단은 신혼을 더 즐길 생각이지만 아이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아이를 낳은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무엇보다 주변에서 많이 기다리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해야죠.(웃음)”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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