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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에서도 중국은 약진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연간 수소 생산·소비량이 약 3650만t으로 세계 1위에 오른 중국은 그린수소 생산도 2024년 말 기준 연 12.5만t으로 세계생산량 중 51%를 차지했다. 2024년 누적 수소충전소 540여 개 설치, 약 2만4000대 수소차 판매를 기록해 아직 초기지만 우리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수소 버스와 트럭에서는 2024년 6월 누적 기준 세계의 수소 버스 판매량 9100대 중 75%, 수소 트럭 판매량 1만2000대 중 95%를 기록하고 있다. 소재, 부품 국산화에서도 성과를 보이면서 막전극접합체(MEA), 촉매, 탄소지, 쌍극판, 공기압축기, 수소순환펌프 등에서 국산화율 80% 이상을 달성했고 연료전지 시스템 전체의 국산화율도 97% 수준을 넘어섰다.
이는 주로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정책에 기인한다. 예를 들어 중국 정부는 수소차 시범도시군 정책을 시행 중이다. 2020년 9월 재정부, 공업정보화부 등 5개 부처가 공동 주도한 이 정책의 핵심은 ‘연료전지자동차(FCEV) 보급 촉진을 위한 도시군 시범 운행 지원사업’이다. 이 사업은 성과에 따라 보조금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2020년 시행했다. 중앙의 재정을 시범도시군에 성과 평가를 바탕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시범도시군이 연료전지차 핵심 기술 국산화와 보급 실적 목표를 달성하면 이에 비례해 중앙정부가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시범도시군별 최대 18억7000만위안(한화 약 3700억원), 5개 도시군에 최대 93억5000만위안(한화 약 2조원)을 4년간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금은 연료전지 핵심부품 기술개발, 인재 영입, 새로운 차량 모델 실증 등에 활용하도록 했고 완성차 생산설비 투자나 수소충전소 건설에는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수소차 관련 인프라 구축은 지방과 민간에 맡기고 중앙 정부는 기술경쟁력 제고와 차량 상용화에 집중 투자한다는 취지다.
2021년엔 베이징-톈진-허베이 도시군, 상하이 도시군, 광둥-푸산 도시군 등 3대 시범도시군을 1차로 선정한 후 허베이 도시군, 허난 도시군 등을 추가했고 2024년 12월에는 6개 도시를 신규 편입했다. 각 도시군은 수소 생산·저장부터 차량 제작·운영까지 산업 전 과정을 아우르는 생태계 조성에 나서며 도시군별 기술혁신, 응용 시나리오 발굴, 산업 사슬 구축 등 과제를 부여받았다.
산업 사슬 구축 과제를 통해 연료 전지 스택, 수소저장용기, 차량 제조까지 가치 사슬 전반의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업 컨소시엄을 통해 핵심부품 기술개발 및 초기 산업화를 추진했으며 신기술·신차종 실증을 진행했다. 중·대형 상용차 중심의 연료전지차 시범운행을 확대하고 운행 데이터 수집과 성능평가 기준 마련 등도 진행했다. 또한 물류·대중교통 등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차량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경제성 있는 수소 공급망 구축도 추진했으며 수소 안전성 확보 관련 제도환경도 정비하게 됐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시범도시군별 상호 차별화한 다양한 발전경로를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수소 모빌리티에서도 향후 중국과 경쟁이 심화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우리의 수소차 산업 지원을 강화해야 할 이유 중 하나다. 과감한 연구개발(R&D)과 보조금 제공, 충전소 투자 확대 등을 추진하고 중국처럼 기술 완성도가 70~80% 수준이어도 시장 출시를 허용해 사후 보완으로 혁신을 가속할 수 있는 허용적 규제 환경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중대형 수소차 보급을 위해 공차 보조금 신설과 연료지원금 상향, 조기 대·폐차 지원 및 공영차고지 수소충전소 의무화, 수소 트럭 보조금 국비 일원화 등을 병행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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