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품 산업이 다시 한 번 노동력 착취 의혹의 중심에 섰다. 독일 르몽드가 12월 4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법원 문서를 통해 이탈리아 경찰이 베르사체, 프라다, 구찌를 포함한 총 13개 명품 기업을 노동력 착취 혐의로 조사 중인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문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기업 운영 방식과 공급망 관리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문서를 법원에 제출하도록 요구받았다.
수사관들은 제출된 서류를 토대로 각 기업의 경영 메커니즘이 직권 남용 및 불법 노동 관행을 방지하기에 충분한지, 그리고 실제로 노동력 착취가 공급망에서 발생했는지를 면밀히 평가할 예정이다. 제출 이후 기업들은 스스로 조직 구조를 조정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는다. 그러나 시정 조치가 미흡하거나 지연될 경우, 밀라노 검찰은 추가적인 예방 조치를 취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밀라노 검찰이 명품 패션 회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압수수색을 진행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년 전에도 발렌티노, 아르마니 등 5개 업체가 유사한 혐의로 조사받았고, 당시 검찰은 해당 기업들에 대해 강제 관리 조치를 시행했다. 연이은 수사 결과는 이탈리아 명품·패션 산업 전반에 노동력 착취가 구조적으로 뿌리내려 있다는 우려를 강화시키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글로벌 명품 시장을 이끄는 이탈리아 브랜드들의 공급망에서 장시간 노동, 저임금, 비정규 작업 환경 등 인권 침해가 빈번히 제기되어 왔다고 지적한다. 경제적 압박과 치열한 생산 경쟁 속에서 하청 공정이 과도하게 확대된 결과, 일부 업체들이 감독 책임을 소홀히 하며 취약한 노동자들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국제적 명성이 높은 명품 브랜드들도 책임 경영과 공급망 투명성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탈리아 검찰이 노동력 착취 문제에 대한 단속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조치가 유럽 패션 산업 전반의 구조적 개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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