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의 대표적인 부촌으로 떠오른 마포구에서 이례적인 미분양 사태가 발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마포구 노고산동에 위치한 초고층 도시형 생활주택 '빌리브 디 에이블'은 현재 입주를 시작한 지 벌써 4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48가구의 미분양을 기록하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빌리브 디 에이블은 도시정비형 재개발로 공급된 도시형 생활주택 단지로 대지면적은 2,534㎡, 지상 23층 규모로 총 299세대로 구성됐다.
전용면적은 38~49㎡의 소형 평형 위주로 건설되어 1~2인 가구를 겨냥한 주택 유형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 등 규제가 완화된 대신 300세대 미만의 소규모 단지로 공급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해당 단지의 미분양이 더욱 아쉬운 이유는 입지 여건만 놓고 보면 매력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신촌역(2호선)과 서강대역(경의중앙선)을 도보 5분대에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에 위치해 있으며 노고산 일대에서도 가장 높은 축에 속해 시원한 뷰를 자랑한다.
그러나 올해 마포구 아파트 매매가가 엄청난 상승세를 기록한 것과는 달리 단지 주변은 활기를 잃은 상태다. 7월 입주가 시작되었지만 현재까지도 1층 상가는 공실이 대부분이며 외벽 곳곳에는 ‘분양 문의’와 ‘임대 문의’ 현수막이 여전히 걸려 있다.
무엇보다 시장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부분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다. 인근의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전용 38㎡ 매물의 경우 분양가보다 약 1억8,000만 원 낮은 6억4,000만 원, 전용 49㎡는 1억5,000만 원의 마피가 붙어 11억8,999만 원 수준에 거래가 형성되고 있다.
결국 마피 발생한 가장 큰 이유는 '가격'
특히 단지가 위치한 마포구 창전동·신수동 일대는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이다. ‘마포웨스트리버태영데시앙’ 전용 84㎡는 지난 9월 18억5,000만 원에 신고가를 기록했고, ‘신촌숲아이파크’는 10월 25억 원에 거래되며 3.3㎡당 7,000만 원대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이러한 배경을 감안하면 신축 단지가 오히려 미분양과 마피를 겪는 상황은 더욱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해당 단지가 외면받은 가장 큰 이유로 ‘과도한 분양가’를 꼽았다. 전용 38~49㎡의 가격이 8억~13억 원대로 책정되면서 3.3㎡ 환산가가 4,600만~5,000만 원 수준에 달한 것이다.
실제로 2022년 분양 당시 상황도 256세대 모집에 625명이 청약해 경쟁률은 2.44대 1에 그쳤고, 실제 계약서 작성은 11가구에 불과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많았다. 분양 당시부터 미분양률이 95.7%에 달한 셈이다.
또한 단지 규모가 작아 나홀로 아파트에 가깝다는 점, 도시형 생활주택의 특성상 주차 대수가 부족하다는 구조적 한계도 수요자 선택을 막는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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