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홍명보(56)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에서 멕시코(15위), 남아프리카공화국(61위), 그리고 유럽 플레이오프(PO) 패스 D 승자와 함께 A조에 배정됐다. 죽음의 조는 피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조별리그 통과를 쉽게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 경기 장소, 미정의 상대, 환경 적응 등 다양한 요소들이 승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홍명보 감독은 6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서 진행된 조 추첨 직후 취재진과 만나 “홈팀 멕시코가 가장 위협적”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9월 미국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멕시코와 2-2로 비기며 경기력에서 밀리지 않았지만, 그는 “홈팀의 이점이 실력을 그 이상으로 끌어준다”며 월드컵 본선에서 다른 양상의 경기 가능성을 예상했다.
FIFA 랭킹 22위 한국은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 멕시코와 2차례 맞붙어 모두 패했다. 라울 히메네스(34·풀럼), 산티아고 히메네스(24·AC밀란), 에드손 알바레스(28·웨스트햄) 등 빅리그 자원들도 주목 대상이다. 하비에르 아기레(67) 멕시코 감독이 한국 핵심 이강인(24·PSG)을 잘 알고 있다는 점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
유럽 PO 승자는 한국의 조별리그 첫 경기 상대이며 실질적 분수령으로 꼽힌다. PO엔 덴마크, 체코, 아일랜드, 북마케도니아가 남아 있다. 이 중 덴마크(21위)가 가장 강력한 진출 후보로 평가된다. 라스무스 호일룬(22·나폴리)을 중심으로 한 날카로운 공격과 탄탄한 중원이 강점이다. 체코 역시 패트릭 쉬크(29·레버쿠젠), 토마시 수첵(30·웨스트햄), 블라디미르 쿠팔(33·호펜하임) 등이 버텨 결코 약체가 아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포트3 팀 중 FIFA 랭킹이 가장 낮지만, 한국 입장에선 분석 자료가 적은 ‘미지의 상대’에 가깝다. 최근 아프리카 예선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나이지리아를 앞서며 본선행을 확정했고, 자국 리그 선수들 중심으로 높은 조직력을 보여주는 팀이다.
환경 적응도 큰 과제다. 한국은 1~2차전을 해발 1571m 고지대인 과달라하라에서 치른다. 마지막 경기는 몬테레이에서 열린다. 습도와 기온, 체력 소모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일정이다. 홍명보 감독은 “고지대 적응에는 최소 열흘 이상이 필요하고, 모든 준비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한준희(55)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은 7일 본지에 “이번 조는 최악은 아니다. 그렇다고 쉽게 볼 상대도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세 팀 모두 스타일도 다르고 준비 방향도 달라야 하는 조다. 멕시코 원정, 체력 관리, 상대 전력 분석 등 종합 대응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다른 팀들도 한국을 ‘만만한 상대’ 정도로 보지 않을 것이다. 결국 첫 경기에서 승점을 가져오느냐가 모든 그림을 바꾼다”고 내다봤다.
홍명보 감독이 밝힌 목표는 여전히 16강이다. 그는 “상대가 정해졌다고 해서 목표가 바뀌진 않는다”며 “매 경기 전쟁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A조 경쟁 구도가 뚜렷하게 드러난 가운데 한국은 내년 6월 12일 오후 9시 과달라하라에서 유럽 PO 승자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첫 단추가 제대로 끼워지느냐가 32강행을 가르는 핵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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