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박윤서 기자(서귀포)] 변성환 감독은 수원 삼성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수원은 7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제주SK에 0-2로 패배했다.
수원은 전반 1분 만에 권완규의 실책으로 인해 김승섭에게 실점하면서 끌려갔다. 이후로 수원은 분위기를 끌어올렸는데 이기제의 다이렉트 퇴장이 나오면서 수적 열세에 놓였다. 설상가상 전반 추가시간 이탈로에게 추가골을 내주면서 0-2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에 들어서 수원은 수적 열세를 만회하고 한 골을 넣기 위해 김지현, 브루노 실바, 김현 등을 투입하며 변화를 주었지만 제주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막혔다. 결국 한 골도 넣지 못하고 0-2로 패배했다.
경기가 끝난 뒤 변성환 감독은 “오늘 제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고 클럽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고 최고의 날로 만들고 싶었지만 또 한 번 힘든 날로 만들어진 것 같다. 너무 우리 수원 팬분들에게 죄송스럽다. 날 믿고 따라온 코칭 스태프들에게도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오늘은 상대가 우리보다 훨씬 더 간절함이 컸던 것 같다. 큰 경기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여러 가지 돌발 요소가 많이 일어났다. 잔류한 제주에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고 우리 선수들과 우리 팬분들이 느꼈을 큰 상실감과 아픔이 감독으로서 상당히 죄송스럽다. 마음이 무겁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변성환 감독 기자회견 일문일답]
- 경기 종료 직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데
구단과 별도로 상의한 건 아니다. 지금껏 나는 내 판단으로 해서 올바르면 올바르다고, 부족하면 부족하다고 말하는 스타일이다. 내가 수원에 부임한 이유는 승격을 위해서다. 리그 2위를 하고 승강 PO 티켓만 딴 것에 만족하면 안 되는 팀이다. 다른 팀과는 다르기 때문에 내가 내 스스로 승격을 하지 못한 부분에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피할 마음이 없다. 단 한 번도 그런 식으로 인생을 선택하지 않았다. 오는 이 결과에 대해서는 감독인 내가 책임져야 한다
- 시즌 내내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약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현재 우리 팀 스쿼드를 봐서는 수비만 한다고 해서 버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감독 입장에서는 계속 수비 조직 훈련을 시켜서 수비를 버티면서 한 골 승부를 가져갈 것이냐 아니면 선수 구성에 맞게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한 골을 먹더라도 두 골을 넣어야지만 승격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선수들을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선수 구성에 있어서 밸런스를 맞추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 또한 감독의 몫이다.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선수 구성으로는 득점에 집중해서 승점을 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올 시즌 컨셉을 잡았다. 지난 시즌 우리 팀은 최소 실점 1위였다. 그때는 얼마든지 버틸 힘이 있었는데 반대로 득점을 하지 못해서 승점 관리가 안 됐다. 앞으로 우리 수원이 승격을 하려면 양 쪽의 밸런스가 맞는 구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 선수 구성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는 말로 해석해도 되는가.
지금은 예민한 시기여서 특별히 말씀 드릴 사항은 아닌 것 같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지금은 수원 팬분들의 마음을 달래고 내가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우리 선수들이 내년을 기약할 수 있게 마무리를 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 승강 플레이오프 1, 2차전 180분 무득점 원인이 무엇인가.
실점하는 과정이 좋지 않았다. 큰 경기일수록 돌발 변수 컨트롤이 필요했다. 1차전도 우리가 원하는 플랜 안에서 운영하다가 불필요한 실수로 실점했고, 오늘은 또 시작하자마자 1분 만에 실점하면서 준비했던 플랜이 무너졌다. 두 번째 실점도 아쉬움이 컸다. 그렇다 보니 우리가 준비한 걸 하지 못했고 가장 중요한 건 퇴장의 변수였다. 득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것 같다.
- 팬분들에게 큰 절을 했는데 어떤 의미였나.
너무 죄송했던 것 같다. 내가 뭐 어떤 말을 하거나 행동으로 표현을 해도 위로가 안 될 것 같다. 그만큼 우리 팬분들은 1년 내내 우리 선수단, 나를 포함한 코칭 스태프에 큰 사랑을 주셨고 지지해주셨는데 거기에 보답하지 못한 마음 때문에 위로가 안 되겠지만 몸으로 표현을 하고 싶었다. 절은 계획적인 건 아니었고 충동적이었다. 내가 살아온 방식인 것 같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내 말과 행동이 우리 팬분들에게는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진심을 표현하고 싶었고 책임은 회피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내가 진정성 있게 할 수 있는 마지막 표현이지 않을까 싶다.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고 관심도 받았다. 마지막은 내가 큰 짐을 짊어지게 하고 빚을 지게 한 것 같다는 느낌이다.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어서 우리 팬분들에게 너무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겠다. 우리 선수들도 잘 극복하고 내년에 1부로 승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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