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트 마지막 행운의 득점
“이런 우승 원한건 아냐”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 되고 싶다
△우승 소감.
=이런 식의 우승을 원한 건 아니었다. 사실 득점하기 전에 눈물이 글썽글썽했는데, 마지막 득점을 성공하고 눈물이 쏙 들어갔다. 그래도 우승해서 너무 좋다.
△3세트까지 경기력이 좋았다가 4세트부터 갑자기 부진했는데.
=경기 중에도 생각해봤는데 답이 나오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실수했던 공에서 여운이 남은 것 같다. 공을 쳐도 원하는 대로 공이 가지 않으면서 팔이 잠겼다. 세트스코어 3:2가 됐을 때 7세트까지 가겠다 싶었다.
△마지막 7세트에서 앞서고 있다가 8:8까지 따라잡혔는데.
=초구를 실패했을 때 좋지않은 느낌을 받았다. 팔이 계속 풀리지 않아서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민아 선수가 4세트부터 팔이 풀리고 컨디션 회복을 하면서, 마지막까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마지막 1점을 성공시켰을 때는 우승해서 좋기도 했지만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 끝나고 김민아 선수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나.
=김민아 선수가 “그건 아니지”라면서 “미안하다 말하라”고 애기하라 했다. 하하. 4년 전 우승했을 때도 마지막 득점이 지금과 상당히 비슷했다. 이렇게 우승을 할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승리 여신이 강지은 손을 들어줬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4세트나 5세트에 이런 득점이 나왔다면 괜찮았을텐데, 하필 우승이 결정되는 마지막 득점이라서 더욱 미안했다. 그래도 승부는 승부인 만큼 기분 좋게 생각하려 한다.
△마지막 우승한 지 4년이 지났다.
=마지막 우승한 게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다. 21/22시즌 3차투어(휴온스배) 우승하고 6차투어(NH농협카드배)에서도 결승전에 진출했다. 당시 김가영(하나카드) 선수에게 패한 이후 4년 동안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멘탈이 좋지 않다고 느낀다. 개인 투어에서는 더욱 그런 것 같다. 팀리그에서는 팀원들과 함께 이겨 낼 수 있지만, 투어에서는 혼자서 헤쳐 나가야 하는 만큼 힘들 게 느껴졌다. 그래도 이번 우승으로 혈이 뚫리는 느낌을 받는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앞으로 잘 풀릴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지.
=이번 대회가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 전까지 상금 랭킹이 26위여서 월드챔피언십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32강에서 백민주(크라운해태) 선수만 이기자는 생각이었는데, 그 경기에서 승부치기 끝에 이겼다. 한 경기 한 경기를 이기면서 우승까지 차지했고, 월드챔피언십 진출까지 확정했다.
△4년 전 우승 했을 때와 지금 댤라진 점은.
=실력적으로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예전에는 공을 잘 치지 못해도, 씩씩하게 쳤다. 지금은 공 배치를 알고 있는 수준이 다르다. 경기력도 그때와 비교하면 많이 올라왔다.
△자신 만의 무기를 꼽자면.
=차분함이다. 이번 결승전에도 3세트까진 차분했는데, 4세트부터는 그러질 못했다. 주변에서는 포커페이스를 잘한다고 하는데,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무표정하게 생겨서 포커페이스를 하는 것 처럼 보이는 거다.
△앞으로의 각오.
=개인전에서 혈을 뚫었으니, 앞으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 팀리그에서도 지금처럼만 한다면 우리 팀이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김기영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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