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경남 창원의 한 지역주택조합원이던 장모씨 등이 조합에 납입금을 돌려달라며 낸 반소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에 돌려보냈다.
지난 2015년 6월 장 씨 등은 조합원 분담금을 납부하고 조합 가입계약을 맺었다. 이들은 2016년 3월∼2017년 11월 추가 분담금을 내고 은행 대출을 받아 중도금도 납부했으나 만기일까지 갚지 않아 결국 연대보증을 섰던 조합이 대출금을 갚았다. 이후 조합은 장씨 등을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내고 제명했다. 그러자 이들은 가입계약 당시 환불약정이 무효인 점을 들어 계약 취소를 주장하며 분담금 반환을 요구하는 반소를 제기하게 됐다.
당시 환불 약정은 '2015년 12월까지 사업승인 신청 접수를 하지 못할 경우 계약금 일체를 환불할 것을 확약한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장씨 측은 이는 총회 결의를 거쳐야 하는 사항이었음에도 그러지 않아 무효라는 주장을 펼쳤다. 1심에 이어 2심도 장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가입계약이 적법하게 취소됐다고 판단, 조합에게 분담금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환불 약정이 무효라 하더라도 분담금 반환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조합원이 조합가입계약과 함께 환불보장약정을 체결하는 주된 목적은 계약의 목적 달성 실패로 인한 손해를 최소화하려는 것이지 분담금 반환을 절대적으로 보장받으려는 데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사업승인이 이뤄져 환불보장약정의 목적이 달성되고 나아가 주택 건설 사업이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 이후 그 목적과 취지를 벗어나 환불보장약정의 무효나 그에 따른 조합가입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권리의 남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은 계약과 같이 일정한 법률관계에서는 상대방의 신뢰에 어긋나지 않도록 성실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우리 민법의 기본원리다. '권리의 행사나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해야 한다'고 총칙편에 일반원칙으로 제시돼 모든 사인(私人)관계를 포괄적으로 규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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