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중고차 시장에서 ‘실속형 국산차’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년 내내 경기 침체와 소비 양극화를 겪어온 완성차 업계 및 중고차 시장은 12월 역시 고환율과 고물가,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판매시장 변화가 지속 중이다.
7일 첫차 등 중고차플랫폼 통계에 따르면 이번달엔 수입차·대형 RV·고가 SUV 수요는 빠르게 위축되는 반면, 유지비와 잔존가치가 뛰어난 국산 세단과 경차에 수요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인다.
고환율과 누적된 가계부채, 여전히 높은 물가와 금리 수준이 맞물리면서 자동차를 포함한 내구재 구매에서 ‘가성비와 잔존가치’가 최우선 기준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말 신차 프로모션과 연식 변경 이슈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은 신차 대신 감가가 어느 정도 진행된 중고차, 그중에서도 유지비가 검증된 모델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첫차가 11월 실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12월 시세 전망에 따르면, 2018~2020년식·주행거리 10만km 이하 인기 모델 20종 가운데 국산 세단과 경차가 상대적으로 강한 가격 방어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급이 작거나 실용성이 높은 모델들의 낙폭이 제한적이거나 오히려 소폭 상승하는 흐름이 관찰되고 있다.
국산 중고차 시장에서는 세단과 경차가 ‘실속형 라인업’으로 자리 잡으며 강세를 이끌고 있다. 현대차 더 뉴 그랜저 IG 2.5 프리미엄 초이스는 평균 시세가 전월 대비 2%대 오른 2100만원대 초반 수준으로 예상돼 합리적인 가격대로 평가된다. 같은 세대 그랜저 2.4 모델 역시 1500만원대 초중반에서 1% 미만 오름세를 유지하며, ‘국민 준대형’의 브랜드 파워와 중고 시장 수요를 입증했다.
사회 초년생과 실수요층이 선호하는 준중형 세단 아반떼 AD 1.6 GDI 밸류 플러스는 1000만 원초반 수준에서 1%대 초반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가격 방어에 성공했다. 경차 역시 실용성을 무기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기아 올 뉴 모닝 3세대 럭셔리는 800만원대 중후반, 기아 더 뉴 레이 럭셔리는 1000만원 안팎에서 각각 0.5~1%대의 상승이 예상된다.
반면 체급이 크고 가격대가 높은 모델일수록 하락폭이 급격히 보이는 모습이다. 대형차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1%대 초반 하락했다. 특히 겨울철 RV 인기 둔화와 유지비 부담이 부각되면서, 패밀리카로 인기가 높았던 기아 더 뉴 카니발과 대형 SUV 제네시스 GV80은 12월 들어 소폭 조정을 받을 전망이다.
한편 수입 중고차 시장은 올가을까지 강세를 보였던 전기차, 특히 테슬라 중심의 흐름은 이번달 들어 한숨 고르기에 들어간 대신, 포드 익스플로러를 중심으로 한 대형 SUV가 존재감을 키우는 구도를 보인다. 포드 익스플로러 6세대 2.3 리미티드 AWD는 BMW 5시리즈를 제치고 판매 순위 2위에 오르며 이례적인 약진을 보였고, 평균 시세는 3000만원 초반대에서 보합에 가까운 소폭 상승세를 기록했다.
한때 ‘중고차 가격 방어의 아이콘’이던 테슬라는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모델3 롱 레인지는 2900만원 안팎으로 3% 수준의 하락이 예상되며, 이는 글로벌 전기차 가격 인하, 보조금 축소, 신형 저가 전기차 출시 전망 등 복합 요인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실용적인 준중형 이하 국산차와 일부 인기 수입 SUV는 여전히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시세를 방어하는 반면, 고가 대형차와 비인기 수입 모델은 추가 조정 가능성이 남아 있어 매수·매도 전략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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