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개는 한국 식탁에서 가장 자주 오르는 메뉴 중 하나다. 된장찌개, 김치찌개, 부대찌개, 청국장찌개, 순두부찌개 등 종류도 다양하고, 계절을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다.
된장찌개 자료사진 / Light Win-shutterstock.com
하지만 찌개를 끓이다 보면 간혹 국물에서 텁텁한 맛이 올라와 전체적인 풍미를 해치는 경우가 생긴다. 기름기, 과한 양념, 조리법의 실수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텁텁한 찌개는 자칫하면 맛이 무겁고 답답해져 입맛을 떨어뜨린다.
하지만 몇 가지 기본적인 재료와 조리 팁만으로도 국물 맛을 한층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찌개 종류별로 적용 가능한 실용적인 꿀팁을 중심으로 국물의 텁텁함을 줄이는 방법을 정리해본다.
무는 찌개 국물의 텁텁함을 잡는 데 매우 효과적인 재료다. 무 자체가 기름기를 흡수하면서도 국물에 은은한 단맛을 더해준다. 특히 삼겹살을 넣은 김치찌개나 햄, 소시지가 들어가는 부대찌개처럼 지방이 많은 찌개에 무를 큼직하게 썰어 넣으면, 기름기가 눅눅하게 떠오르는 현상을 줄이고 국물의 무게감을 덜어준다. 무는 국물의 깊은 맛을 내면서도 재료 간의 맛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찌개 요리에서 빠지지 않는 재료로 널리 사용된다.
청국장찌개 자료사진 / Stock for you-shutterstockcom
양파는 자연스러운 단맛을 내면서도 텁텁한 국물을 정리해주는 재료다. 특히 청국장찌개나 된장찌개처럼 발효된 장류가 들어가는 찌개에 양파를 적절히 넣으면 국물이 더욱 부드럽고 조화로운 맛을 낼 수 있다. 양파는 국물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데 탁월하다. 대파는 국물의 향을 살리고 마지막 단계에서 넣으면 깔끔한 뒷맛을 정리해준다. 대파의 초록 부분은 오래 끓일수록 향이 깊어지고, 국물에서 올라오는 자극적인 냄새를 잡는 데 도움을 준다.
순두부찌개 자료사진 / Ink N Propeller-shutterstock.com
고기나 해산물을 넣은 찌개는 끓이면서 특유의 비린내가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청주나 소주를 한두 큰술 넣어주면 잡내 제거에 큰 도움이 된다. 알코올 성분이 날아가면서 고기의 누린내나 해산물의 비릿한 냄새를 중화시키고, 국물 자체를 맑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해물순두부찌개, 돼지고기 된장찌개 등 육류와 해산물이 함께 들어가는 찌개에 적절히 활용하면 풍미는 살리면서 국물은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찌개에 양념이 과하게 들어갔거나 조미료 사용이 많아 국물에서 뭔가 걸리는 맛이 느껴질 때는 감자나 두부를 넣어보는 것이 좋다. 감자는 전분 성분이 국물을 부드럽게 해주며, 짠맛이나 쓴맛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텁텁함을 잡는 데 효과적이다. 두부 역시 고소함을 더해주는 동시에, 과한 양념의 자극을 중화시켜 전체적인 맛을 부드럽게 만든다. 김치찌개나 부대찌개, 된장찌개 등 대부분의 찌개에 두부나 감자를 넣는 방식은 전통적으로도 많이 쓰인다.
찌개를 끓일 때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간과하기 쉬운 것이 기름을 걷어내는 작업이다. 특히 삼겹살, 소고기 양지, 햄 등의 재료를 쓸 경우 표면에 기름이 많이 뜨는데, 이를 국자로 떠내거나 키친타월을 이용해 닦아내면 국물 맛이 확 달라진다. 기름을 그대로 두면 뒷맛이 느끼하고 입안에 기름막이 생기는 듯한 텁텁함이 남기 때문에, 중간중간 걷어내는 습관을 들이면 깔끔한 찌개를 완성할 수 있다.
된장, 고추장, 고춧가루 등 전통 장류는 찌개의 풍미를 결정짓는 핵심이지만, 과하면 오히려 국물을 탁하게 만든다. 된장찌개에 고추장을 섞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된장과 고추장의 비율은 2:1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고춧가루의 사용도 조절이 필요하다. 대신 신선한 청양고추를 활용하면 매운맛은 유지하면서도 국물은 훨씬 산뜻하게 마무리된다. 양념을 넣을 때는 처음부터 많은 양을 넣기보다는 간을 보면서 조금씩 추가하는 것이 실수를 줄이는 방법이다.
김치찌개 자료사진 / tapanuth-shutterstock.com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끓이기보다는, 찌개에 들어가는 재료의 특성에 따라 순서를 나눠 조리하면 텁텁한 맛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기, 무, 양파 등은 처음부터 넣어 충분히 끓여 깊은 맛을 우려내고, 두부나 대파, 청양고추 등 향과 식감을 살리는 재료는 마지막에 넣는 것이 좋다. 이처럼 조리 타이밍만 잘 맞춰도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나고, 국물이 무겁지 않게 정리된다.
김치찌개의 경우, 신 김치만 사용할 경우 산미와 텁텁함이 겹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럴 땐 무, 양파, 두부 등을 적절히 넣어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좋다. 된장찌개는 시판 된장보다 직접 담근 된장이나 일본식 미소된장을 섞어 쓰면 텁텁한 맛이 줄어들고 감칠맛이 살아난다.
부대찌개는 햄과 소시지의 기름기로 국물이 탁해지기 쉬우므로, 반드시 기름을 걷어내고 무와 파를 충분히 넣어 정리하는 것이 좋다. 순두부찌개는 고춧가루 대신 고추기름이나 국간장으로 맛을 조절하면 국물의 명확한 맛을 살릴 수 있다. 청국장찌개는 특유의 강한 발효 향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양파, 대파, 두부를 곁들여 끓이면 풍미는 유지하면서도 텁텁함은 줄일 수 있다.
찌개는 단순한 국물 요리처럼 보이지만, 재료 하나하나의 조합과 조리 순서, 양념의 균형이 국물 맛을 결정짓는 섬세한 음식이다. 맛이 텁텁하게 느껴질 때는 양념을 더하거나 조미료를 찾기보다, 위에 소개한 방식처럼 자연스러운 재료를 통해 국물 맛을 정리하는 것이 훨씬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는 이 조리 팁들을 잘 활용하면, 누구나 개운하고 깊은 맛의 찌개를 완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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