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네이버를 비롯한 간편결제사들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결제 시장에서 NFC 기반 단말기와 다국어 서비스로 관광객의 결제 경험을 선점하면서 빠르게 영향력을 넓히는 있다. 이에 반해 카드사는 장기간 이어온 해외 네트워크 의존 구조에 머물며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8일 간편결제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페이는 최근 한국관광공사와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결제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는 네이버페이의 오프라인 통합 단말기인 'Npay 커넥트'를 관광지 중심으로 확대하고 외국인이 방문 전에 NFC 결제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지도 기반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서비스 개편이 포함됐다.
네이버페이는 단말기 보급뿐 아니라 검색·리뷰·번역·결제를 결합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간편결제 서비스 내부에서 소비 여정 전반을 처리할 수 있는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관광객이 매장을 탐색하고·리뷰를 확인하고·결제 가능 여부를 파악하는 과정이 모두 간편결제사 서비스로 연결되면서 결제 이전 단계에서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올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사상 처음으로 2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주요 관광지와 상권에서의 결제 접근성은 방문 경험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간편결제업체들이 이 같은 영역에서 서비스 범위를 빠르게 확장하는 데 비해 카드사는 외국인 결제 환경 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간편결제업체들이 결제 이전 단계까지 서비스 범위를 빠르게 확장하는 것과 달리, 카드사는 해외 네트워크 중심 구조에 머물러 외국인 결제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카드사의 외국인 결제 서비스의 대부분은 비자(Visa)·마스터카드(Mastercard) 같은 글로벌 네트워크사가 설정한 정산 규칙에 따라 처리된다. 외국 발급 카드의 국내 사용 시 결제 정보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거치는 구조가 유지되면서 국내 카드사는 매입 역할을 수행하는 데 그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에서는 외국인 대상 결제 편의성 개선이나 서비스 품질 강화에 카드사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다고 평가한다. 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요 데이터가 해외 네트워크사나 해외 발급사로 흘러가는 만큼, 국내 카드사는 외국인 소비 패턴을 분석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상품·서비스를 설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오프라인 결제 시장으로 나선 간편결제업체들은 외국인 관광객의 실제 소비 경로를 선제적 확보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정보 탐색 단계부터 간편결제업체가 개입하는 만큼, 결제까지 이어지는 흐름도 자연스럽게 간편결제 서비스 중심으로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 역시 간편결제업체에 집중된다. 관광객이 어느 지역을 방문하며·어떤 매장을 검색하며·어떤 리뷰에 반응하는지 등의 데이터가 내부에 쌓이면서 간편결제업체들의 시장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 속에서 간편결제 중심의 소비 여정이 고착화되면 카드사는 승인 단계 외에는 영향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전용 결제 서비스나 단기 체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도 부재한 상황이다. 장기 체류 외국인 중심의 일부 상품만 존재해 관광객 시장과는 괴리가 있다는 평가다.
이 관계자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고 있지만 국내 카드사는 해외 네트워크 중심의 정산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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