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 스타링크가 국내 항공시장에 본격 상륙한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계열 5개 항공사가 미국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를 기내 와이파이로 도입하기로 하면서 항공업계에서 스타링크 도입 논의가 확산될 전망이다.
하지만 비싼 도입 비용과 서비스 이용요금, 설치 가능 여부는 장애물이 될 수 있어 해결해야 할 문제다. 스타링크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가정용(B2C) 요금제에 의하면 월 이용료는 8만7000원, 데이터는 무제한 제공된다. 기업용(B2B) 요금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자사와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전 기재에 스타링크 기반 기내 와이파이 시스템을 순차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기내 와이파이를 제공하지 않는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제주항공도 스타링크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기존 정지위성 기반 와이파이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으로 서비스 방향을 전했다.
국내 공식 파트너사인 SK텔링크와 KT SAT는 국내 LCC를 잠재 고객으로 겨냥해 B2B 상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CC를 ‘우선 타깃’으로 하는 이유는 국내 기내 인터넷 환경에 있다.
현재 기내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국적사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프레미아 등 4곳에 그친다. 이마저도 일부 기재에 한정돼 있다. 대표적으로 대한항공은 비아샛(Viasat)과 손잡고 보잉 787·A321네오 항공기 등에 위성 기반 와이파이를 장착하고 있다. 다수 LCC는 여전히 기내 인터넷 인프라가 전무하다.
스타링크는 지난 2023년 한국 법인을 설립한 뒤 최근 해운기업인 팬오션을 시작으로 국내에 진출을 시작했는데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대한한공이 처음 접촉했다. 그간 국내 항공사 인터넷 서비스는 지상 기지국, 정지궤도 위성, 저궤도 위성을 통해 가능했다. 그러나 안테나·모뎀 같은 장치 설치에 많게는 수십억원의 비용이 들어 가능한 항공편이 정해져 있는데다 높은 금액의 유료 서비스에 인터넷 속도도 느려 승객들의 불만족도가 높고 이용도 많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스페이스X가 초고속 기내 통신 서비스를 앞세운 스타링크를 내놓으면서 항공업계에도 무선 인터넷 서비스 제공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기내 와이파이가 지상 기지국이나 고도 3만5000㎞ 이상의 정지궤도 위성에 의존해 속도와 안정성에 한계가 있었다면 스타링크는 고도 약 550㎞ 저궤도에 촘촘히 배치한 8000여개의 위성을 이용해 500Mbps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등 속도와 품질을 높였다. 이로써 격이 다른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스타링크 기내 서비스가 제공되면 탑승객들은 항공기 모든 좌석에서 초고속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온라인 게임 및 쇼핑, 뉴스 시청, 메신저 등을 끊김없이 이용할 수 있고 대용량 파일 전송, 클라우드 기반 협업 도구 사용 등 지상에서와 같이 연속적인 업무도 가능해진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기술적 우위는 항공사들의 기내 연결성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해외 주요 항공사들은 이미 스타링크 기반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무료 와이파이 정책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하와이안항공, 에어뉴질랜드, 에어프랑스, 브리티시항공 등은 기재 일부 또는 전 기종에 스타링크 고속 인터넷을 적용해 전 승객에게 비행 중 무료 접속을 제공하거나 제공을 예고한 상태다.
스페이스X 역시 국제항공그룹(IAG)과 계약을 체결해 이베리아항공과 에어링구스 등 약 500대 항공기에 스타링크 서비스를 공급하고 차세대 기내 와이파이 표준으로 자리잡기 위한 행보를 가속하고 있다.
◆ 승객 유치 효과는 확실...문제는 도입·서비스 비용
국내 항공 업계서 기내 와이파이 도입이 걸음마 수준에 있는 만큼 스타링크를 통한 와이파이를 제공하면 승객 유치 효과는 확실해 보인다. 다만 문제는 요금이다. 도입 가격과 서비스 사용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항공사의 경우 기존 와이파이를 사용하던 항공사가 스타링크로 전환하기 위해선 항공 기종이 스타링크 사용이 가능한 허가를 받아야 하고 안테나 등의 장비와 내부 시스템도 교체해야 한다.
기내 와이파이를 제공 중인 항공사 관계자는 "기존 와이파이가 있는 곳은 기존 장비를 신 장비로 교체해야 하고 시스템을 재설정해야 한다"며 "스타링크는 아직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모델이나 비용 등이 나온 것이 없어 기존 장비들을 교체할 때 발생하는 비용 등 손익을 판단할 데이터가 없다"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도 "기내 인터넷 관련해 스타링크 제공을 검토 중이기는 하나 아직 진행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아직 명확히 결정된 바는 없고 절차를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스타링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검토 중"이라며 "시장트렌드에 따라 적합한 사업모델을 바탕으로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우선 한진그룹 항공사들이 올해 말부터 장비 설치와 인증, 시스템 테스트 등 준비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실제 서비스 개시는 항공사별로 상이하나 이르면 내년 3분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장거리 노선 주력 기종인 777-300ER, A350-900에 우선 적용하고 통합 이후인 2027년 말까지 보유 항공기 전체로 확대한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진에어는 기존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경험이 있는 737-8부터 스타링크를 탑재한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우선 스타링크를 적용할 수 있는 기종을 검토하고 있다.
요금을 무료로 제공하는 추세인 해외와 달리 스타링크 기반 와이파이 요금의 유무료 정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기존 제공했던 기내 유료 와이파이 서비스 종료 여부도 검토에 들어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서비스 유무료 여부는 면밀히 검토 중이며 세부적인 계획은 추후에 안내할 예정"이라며 "스타링크 도입 후 기존 기내 유료 와이파이 서비스 운영 및 정책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LCC 업계 관계자는 “기내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 제공이 승객 유치와 고객 편의를 높여주는 것은 확실하지만 문제는 비용”이라며 “초기 도입 비용과 서비스 요금, 기존 항공기 시스템 구축 여부 등 확실한 게 없어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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