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합의로 2년만에 성탄 행사 재개…"크리스마스는 희망의 빛"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예수 탄생지인 요르단강 서안 도시 베들레헴에 가자지구 전쟁 이후 처음으로 환하게 빛나는 크리스마스트리가 돌아왔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베들레헴 구유 광장(Manger Square)에서는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중단됐던 크리스마스 축하 행사가 3년 만에 처음 열렸다.
가자지구 전쟁이 벌어진 지난 2년여 동안 베들레헴에서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공식 행사가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광장 한가운데에 붉은빛과 금빛 장식으로 뒤덮인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졌다. 두 시간에 걸친 행사가 끝날 무렵 트리에 불이 들어오자 환호성이 터졌다.
트리의 노란 불빛은 반짝였고, 환한 달빛이 구름이 드리운 밤하늘을 비추는 가운데 꼭대기의 붉은 별은 밝게 빛났다.
행사에는 기독교인과 무슬림을 아우르는 현지 주민과 외국인 관광객 등 수천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빛나는 트리 앞에서 셀카를 찍고 웃으며 즐거워했다.
트리 점등과 함께 베들레헴에는 축제 분위기가 돌아왔다. 거리 곳곳에도 화려한 조명 장식이 달렸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알리는 안내문도 눈에 띄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현지 보석 디자이너 나디야 하즈분은 "트리가 돌아오고 진정한 의미의 크리스마스를 축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올해 크리스마스가 평화롭다면 전 세계에 좋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BBC에 말했다.
전쟁 기간 조용한 성탄절을 보냈던 베들레헴에서 시 당국은 최근 휴전 합의를 계기로 축제를 다시 열기로 했다.
전 세계 순례객과 관광객도 한동안 발길이 끊겼던 베들레헴에 서서히 돌아오는 분위기다. 지난 2년간 대부분 비어 있던 지역 호텔도 예약이 늘고 있다.
마헤르 카나와티 베들레헴 시장은 BBC에 "지난 2년은 크리스마스도 일자리도 없는 침묵뿐이었다"며 "우리는 관광으로 먹고사는데 관광이 '0'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카나와티 시장은 가자지구에서 전쟁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기에 축제 재개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누군가는 적절하지 않다고, 또 누군가는 적절하다고 할 수도 있다"면서도 "크리스마스는 우리에게 희망의 빛이기에 멈추거나 취소되어서는 안 되므로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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