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중소기업 근무 경험, 귀여운 만화에 담아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숨기고픈 힘든 얘기에 공감"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좋은 모습만 많이 올라오잖아요. 그런데 사실 다들 어디다 말하지 못한, 숨기고 싶고 창피한 모습들이 있을 테고, 제가 힘들었던 이야기를 그리니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하며 위로를 얻으신 것 같아요."
카카오웹툰 '유니유니툰'을 그린 유니유니(필명) 작가는 최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일상툰 가운데서도 이 작품이 가진 매력을 설명했다.
'유니유니툰'은 취업준비생 유니가 실패를 거듭하며 취업하고, 또 크고 작은 회사에서 견뎌 나가는 과정을 담은 웹툰이다. 작가의 경험에 바탕을 둔 일상툰이기도 하다.
처음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2018년이다. 시작은 역시 취업 준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는 "제가 별다른 자격증도, 영어 성적도 없이 디자인 직무에 지원하고 있었는데, 태블릿(tablet)을 쓸 줄 알면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들었다"며 "태블릿을 샀을 때 인스타그램에서 '며느라기'가 연재되고 있어서 저도 만화를 그려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림일기 같은 이 만화는 조금씩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작가는 "면접 결과가 떴는데 명단에 제 이름이 보이지 않더라. 혹시나 제가 놓쳤을까 봐 계속 확인했는데 결국 없었던 이야기를 그렸다"며 "그때 많은 사람이 공감해줬다"고 돌이켰다.
독자에게 대리만족감을 주는 에피소드도 있고, 웹툰을 본 독자 사이에선 '사이다', '참교육' 등등의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유니유니툰'은 답답하고 제대로 풀리는 일이 없는 슬픈 현실을 주로 다루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세상에 나처럼 생각하고 경험한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는 게 참 큰 위로가 된다"며 "위로와 공감이야말로 사람들이 제 만화를 봐주는 이유"라고 꼽았다.
'유니유니툰'은 인스타툰(인스타그램 연재 웹툰)을 거쳐 지난 9월부터 카카오웹툰에서 정식 연재되고 있다.
그간 공모전이나 아마추어 플랫폼 연재를 하지 않고, 간헐적으로 인스타툰을 그려온 작가에게 갑자기 주어진 기회다.
그래서인지 유니유니 작가는 데뷔 후에도 여전히 직장에 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 퇴사 후 프리랜서로 1년을 살았던 적이 있는데, 4대 보험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꼈다"며 "안정적인 급여, 보험의 소중함을 많이 깨닫고 (직장 생활도) 병행 중"이라고 웃었다.
작중 유니는 여전히 면접을 보러 다니고,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며 성장 중이다. 작가에게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결말을 귀띔해달라고 했다.
"유니가 원하던 직장인이 되기는 하지만, 알다시피 직장 생활은 해피엔딩이 아니에요. 그래도 계속 우여곡절을 겪으며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거예요."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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