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국내 백화점 업계가 연말 성수기에 돌입한 가운데 원화 약세로 외국인 고객 수요 증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명품·화장품 등 외국인 선호 카테고리 매출 비중이 높은 시기인 만큼, 환율 효과가 소비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한 달(11월 4일~12월 4일) 동안 원화는 꾸준한 약세 흐름을 보이며 1460~1470원대를 오갔다. 업계에선 외국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둔 소매업계는 이러한 환율 흐름이 구매 단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화 약세는 외국인의 체감 가격을 즉각 낮추는 효과가 있어 명품·화장품 등 고가 제품 중심으로 소비 확대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관광 회복세와 중국인 단체 무비자 시행 등으로 외국인 유입이 늘고 있는 점도 백화점 실적 개선 기대를 높인다. 지난 9월 29일부터 중국인 단체 무비자 입국이 재개되면서 10월 방한 중국인은 47만명으로, 전년 동월(39만명)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전체 외래 관광객 수 역시 꾸준히 회복되고 있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외래 관광객 수는 코로나19 여파로 2021년 97만명 수준까지 급감했지만, 올해 10월까지 누적 1582만명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최근 중·일 관계 악화로 일본행 중국 관광객 일부가 국내로 유입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며 백화점 업계의 수혜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5일 보고서에서 “외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명동·코엑스·여의도 등 주요 입지의 백화점들이 고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최근 원화 약세로 국내 백화점의 명품 가격 경쟁력까지 높아진 점도 긍정적 변수”라고 분석했다.
실제 신세계백화점 주요 점포(본점·강남점·센텀시티) 외국인 매출 비중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외국인 매출 비중은 △2023년 5.7%에서 △2024년 13.2%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올해 1~8월 누적 12.6%를 기록했으며, 10월 한달간은 16.7%로 상승했다.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은 “내년에는 K-콘텐츠 영향력 확대, 원화 약세에 따른 구매력 상승, 중·일 갈등에 따른 반사 수혜가 겹치며 백화점의 외국인 매출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기대감이 실제 매출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원화 약세에 따른 수요는 분명 있지만, 연말 성수기 효과와 맞물린 일시적 증가인지,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외국인 수요 자체는 늘고 있어 외국인 방문객 대상 프로모션 등은 꾸준히 기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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