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찬 바람이 불며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됐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몸이 절로 움츠러들고 면역력마저 걱정되는 요즘, 거창한 보양식보다 매일 마주하는 식탁 위 '따뜻한 반찬' 하나가 더 귀하게 다가온다. 냉장고 속 터줏대감인 두부 한 팩으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두부 카레 부침'이 제격이다.
두부에 감자전분과 카레 가루를 섞은 옷을 입혀 구워내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반전 식감이 탄생한다. 고소한 기름 냄새와 은은하게 퍼지는 카레 향은 겨울철 잃어버리기 쉬운 활력을 채우기에 충분하다. 매콤달콤한 양념장까지 곁들이면 밥반찬은 물론, 긴 겨울밤 아이들 영양 간식으로도 손색없다.
조리 과정도 간편하다. 두부의 물기를 빼고 도톰하게 썰어 밑간한 뒤, 전분과 카레 가루를 입혀 굽기만 하면 된다. 팬만 달궈지면 금방 완성돼 바쁜 연말 저녁상에 부담 없이 올릴 수 있다.
두부에 '황금빛' 입히니 콩 비린내까지 싹 잡았다
두부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식재료지만, 밋밋한 맛과 콩 비린내 때문에 기호가 나뉘기도 한다. 이때 카레 가루를 활용하면 맛과 영양 측면을 동시에 보완할 수 있다.
우선 영양소의 흡수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카레의 주성분인 강황 속 '커큐민'은 기름에 잘 녹는 성질을 지녔다. 물에 끓여 먹을 때보다 기름과 함께 먹을 때 체내 흡수율이 월등히 높아진다. 기름을 둘러 굽는 두부 부침은 커큐민을 섭취하기에 가장 알맞은 조리법이다.
맛의 궁합도 좋다. 카레 특유의 강렬한 향신료 향은 두부의 콩 비린내를 깔끔하게 잡아준다. 또한 두부에 입혀진 노란 황금빛 색감은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해, 평소 두부를 잘 먹지 않는 아이들에게 먹이기에도 좋다. 단백질과 면역력을 동시에 챙길 수 있어 환절기 건강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겉은 바삭 속은 촉촉 '두부 카레 부침' 만들기
본격적인 조리는 두부를 손질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두부는 흐르는 물에 한 번 씻어 간수를 뺀 뒤, 키친타월로 지그시 눌러 물기를 닦아낸다. 수분을 충분히 없애야 전분 가루가 잘 달라붙고, 굽는 과정에서 기름이 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두께 조절도 필수다. 너무 얇으면 식감이 떨어지고 부서지기 쉬우므로 약 1cm 두께로 써는 것이 좋다. 썬 두부에는 소금을 살짝 뿌리고 손끝으로 톡톡 두드려 밑간한다. 두부 자체는 간이 약하기 때문에, 이 과정을 거쳐야 완성 후 맛의 균형이 잡힌다.
두부 밑간이 배는 동안 곁들일 양념장을 만든다. 잘게 썬 쪽파와 청양고추에 간장, 다진 마늘, 원당, 참기름 등을 골고루 섞어주면 된다. 양념장은 재료가 섞인 뒤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향이 어우러져 감칠맛이 살아난다. 특히 청양고추를 한 개 썰어 넣으면 자칫 느껴질 수 있는 느끼함을 잡고 뒷맛을 깔끔하게 해준다.
양념장까지 준비됐다면 이제 두부에 옷을 입힐 차례다. 감자전분 4큰술에 카레 가루 1작은술을 넣고 뭉치지 않게 골고루 섞는다. 카레 가루는 특유의 노란 색감과 은은한 향을 입혀 풍미를 깊게 만든다. 준비된 가루는 두부 표면에 넉넉히 감싸듯 입혀야 굽는 동안 쫀득한 식감이 살아난다.
마지막으로 달군 팬에 두부를 굽는다. 이때 기름은 팬 바닥에 자작하게 스며들 정도만 둘러도 충분하다. 주의할 점은 '불 조절'이다. 센 불에서는 카레 가루가 섞인 튀김옷이 금방 타버릴 수 있으므로 시종일관 약불을 유지해야 한다. 두부를 올린 뒤에는 표면이 노릇해질 때까지 진득하게 기다렸다가 뒤집는 것이 좋다.
완성된 두부 부침은 팬에서 건져 올린 직후, 온기가 가시기 전에 먹어야 제맛이다. 식으면 전분 옷이 공기 중의 수분을 머금어 눅눅해지고, 특유의 바삭하고 쫀득한 식감이 반감되기 때문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하게 퍼지는 카레 향 덕분에, 평소 두부를 낯설어하는 아이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별미다.
두부 카레 부침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 주재료: 두부 1모, 소금 3꼬집, 감자전분 4큰술, 카레 가루 1작은술, 식용유 적당량
- 양념장: 쪽파 5가닥, 청양고추 1개, 고춧가루 1/2큰술, 진간장 2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원당 1/3큰술, 물 1큰술, 참기름 1큰술, 통깨 1큰술
■ 만드는 순서
1. 두부는 흐르는 물에 씻은 뒤 키친타월로 지그시 눌러 물기를 꼼꼼히 닦아낸다.
2. 두부를 1cm 두께로 썬 뒤 도마 위에 펼치고, 앞뒤로 소금을 뿌려 밑간한다.
3. 넓은 접시에 감자전분과 카레 가루를 넣고 골고루 섞어 준비한다.
4. 볼에 다진 쪽파와 청양고추, 나머지 양념 재료를 모두 넣고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5. 밑간한 두부 표면에 가루를 빈틈없이 묻힌다.
6.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약불에서 두부를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카레 가루를 과하게 넣으면 쓴맛이 날 수 있으므로 소량만 사용해 풍미를 살린다.
- 두부의 물기를 충분히 제거해야 기름이 튀지 않고 식감이 바삭해진다.
- 센불은 양념 가루를 태우기 쉬우므로 조리 내내 약불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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