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2월은 ‘아귀’의 제철이 시작되는 시기다. 산란기 직전인 3월까지 이어지는 이 기간에는 아귀 살이 오르고 맛과 영양이 최고조에 달한다. 아귀는 쫄깃하고 담백한 맛과 풍부한 영양 덕분에 '국민 생선'으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귀한 대접을 받는 아귀가 한때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잡자마자 버려졌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지금부터 '국민 생선' 아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물 텀벙' 아귀, 못생겼지만 맛은 일품
심해성 어류인 아귀는 흰살생선에 속하며, 크게 얕은 바다에 사는 종과 깊은 바다에 사는 종으로 나뉜다. 이 중 우리가 주로 식용하는 것은 얕은 바다의 아귀다. 이들은 바다 밑바닥에 몸을 숨기고 사는 습성이 있으며, 큰 머리와 넓은 입을 이용해 순식간에 먹이를 덮치는 포식자로 악명이 높다.
이러한 포식 습성과 외형 때문에 아귀는 과거부터 오랜 기간 사람들에게 외면받았다. 몸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거대한 머리와 넓적한 몸, 크고 날카로운 이빨이 듬성듬성 나 있어 잡혀도 다시 바다에 버려져 '물 텀벙'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또 서구권에서는 흉측한 외모 때문에 악마 물고기 또는 수도자 고기라 칭해졌다.
하지만 현재, 아귀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담백하고 깔끔한 맛에, 살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 찜, 탕, 수육 등 여러 종류의 요리에 두루 쓰인다.
저지방 고단백의 보고, 버릴 것 없는 팔방미인
아귀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저칼로리 고단백 생선이다. 살코기뿐만 아니라 껍질, 간, 아가미, 위, 꼬리지느러미 등 거의 모든 부위를 요리에 쓸 수 있어서 버릴 것이 없다.
아귀의 '껍질'에 풍부한 콜라겐과 비타민E는 피부 탄력과 노화 방지에 도움을 주어 피부 미용에 좋다. 아귀의 '간'은 '애(肝)'라고도 하며, 비타민A가 가득하여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에 좋고, 시력 보호와 각종 안구 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오메가-3 지방산까지 함유하고 있어 혈관 관리와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탁월하다. 부위 중에서도 특히 맛과 영양이 뛰어나 '바다의 푸아그라'라고도 불리며, 애호가들 사이에서 별미로 대접받는다.
이뿐만 아니라, '아가미', '위' 등 여러 부위에 포함된 타우린 성분은 간과 심장의 기능을 돕고 숙취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아귀는 해장 메뉴로도 자주 쓰인다.
마산에서 시작된 국민 음식 '아귀찜'
아귀 요리의 대표 메뉴인 ‘아귀찜’은 경남 마산에서 유래한 향토 음식이다. 과거 못생긴 외형 때문에 잡혀도 버려지기 일쑤였던 아귀를 마산 지역에서 활용하여 새로운 요리로 발전시킨 것이 시초다. 당시의 조리 방식은 말린 아귀를 사용해 쫀득한 식감을 살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리 방식에 변화가 생겨, 현재 생아귀를 사용하여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을 살리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아귀찜은 매콤한 양념에 쫄깃한 아귀 살을 주재료로 하여 만들어진다. 여기에 콩나물, 미나리 등 아삭한 식감의 채소를 함께 넣어 매운맛과 풍미를 더한다. 지역이나 식당에 따라 미더덕, 새우, 전복 등 해산물을 추가하여 더욱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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