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 뷰티 산업의 경쟁 축이 빠르게 AI 기반 고도화로 이동하고 있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높아지면서 기업들은 제품 개발 정확도 향상, 진단 솔루션 정교화, 제조 공정 자동화를 동시에 겨냥한 기술 확보에 집중한 추세다.
화장품 ODM 기업 코스맥스는 분자-향기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학습해 향기 특성을 예측하는 AI 알고리즘 모델을 개발했다. 기존 화장품 개발 과정에서 원료의 특이취를 ‘단순 특이취’로만 묘사하거나 데이터가 부족했던 탓에 냄새의 원인을 특정·수정하는 과정에서 상당 시간이 소요됐다.
코스맥스의 AI 모델은 원료의 ‘분자 지문’만으로 후각적 특징을 예측하고, 제품 제조 단계에서 문제를 유발하는 핵심 원료를 특정해 개선 작업을 앞당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코스맥스가 개발한 AI 향기 예측 모델은 8600여 종에 달하는 방대한 분자-향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자 지문을 머신러닝으로 학습해 분자 구조만으로 향을 예측할 수 있다. 사용된 원료 중 원인이 되는 원료를 특정해 개선작업을 앞당길 수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AI 향기 예측 모델은 코스맥스 내부 연구 역량만으로 완성한 기술이며, 향료 화학과 데이터 과학을 융합한 결정체다”라며 “K-프래그런스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화장품 산업 혁신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콜마도 정부 과제와 연계한 AI 기반 자율 제조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콜마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AI 팩토리’ R&D 과제에 선정돼 화장품 제조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고 스스로 판단해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는 자율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주요 과제는 ▲화장품 생산 데이터를 통합·연계하는 플랫폼 구축 ▲품질 향상과 공정 정확도를 높이는 자율 공정 제어 AI 모델 개발 등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AI 기반 자율제조 시스템을 통해 K-뷰티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 화장품 제조 기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AI 상용화를 통한 ‘초개인화 추천 서비스’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 헤라에서 AI 기반 피부 톤과 색채 진단 솔루션을 융합한 ‘실키 스테이 커스텀 매치’를 운영하고 있다. 사용자가 입력한 피부 색 데이터와 안면 색채 특징을 AI 모델로 분석해 개별 피부 톤에 최적화된 제품 205가지(SKU)를 추천하는 솔루션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또 개인 맞춤형 립 제품 2000여 가지 조합을 제조할 수 있는 ‘센슈얼 립 커스텀 매치’도 함께 선보였다.
LG생활건강은 ‘하이퍼 리쥬버네이팅 아이 패치’를 선보이며 뷰티 디바이스 시장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당 제품은 독자적인 피부 진단 기술과 효능 성분 맞춤 처방 기술, 빛 에너지 맞춤 제어 기술 등을 통합한 웨어러블 뷰티 디바이스다. 인공지능(AI) 기반 피부 진단 프로그램, 생체 구조 모방 패치(음압 패치), 플렉서블 LED 패치, 머리띠 형 컨트롤러 등으로 구성했다.
업계는 AI 기술 적용이 마케팅과 진단 수준을 넘어 개발 타깃 정밀도, 공정 자율화, 맞춤형 제조 영역까지 확장되며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AI 기술력에 따른 시간·비용 효율 격차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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