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반도체 굴기④] K-반도체, 대만의 리스크가 기회…우리가 선택해야 할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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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반도체 굴기④] K-반도체, 대만의 리스크가 기회…우리가 선택해야 할 전략은

한스경제 2025-12-05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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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상징적 이미지를 표현한 그래픽./챗GPT-5 생성 이미지
K-반도체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상징적 이미지를 표현한 그래픽./챗GPT-5 생성 이미지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세계의 심장이 한 곳에 몰려 있다.”

글로벌 AI 칩 생산의 절대다수가 대만 TSMC에서 나오면서 붙은 말이다.

엔비디아·AMD·애플·퀄컴 등 주요 팹리스의 첨단 칩이 대만에서 생산되고 이 칩들이 전 세계 데이터센터와 AI 서비스를 움직인다. 지정학·전력·환경·인력 리스크가 동시에 얽힌 지역에 인류의 핵심 인프라가 과도하게 집중된 구조다.

미국·유럽·일본이 'CHIPS Act'와 보조금을 통해 첨단 공정의 재배치를 추진하는 것도 ‘대만 배제’가 아니라 ‘대만 리스크 완화’라는 현실적 목적이 깔려 있다. 이러한 재편 흐름 속에서 한국은 가장 유력한 ‘제2 중심축’ 후보로 지목된다. 메모리 강국의 생산력, 인프라 안정성, 미·일과의 동맹 구조는 세계가 필요로 하는 보완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 HBM 초격차는 가장 큰 기회, '파운드리·에너지·인력'은 숙제

한국의 핵심 경쟁력은 단연 HBM이다. AI 서버 성능은 GPU보다 HBM 대역폭과 발열·전력 효율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HBM3E·HBM4·HBM4E 로드맵을 선도하면서 한국은 AI 서버 시장의 ‘병목을 해소하는 유일한 공급자’로 자리 잡고 있다.

HBM을 단순 제품이 아닌 AI 시스템 설계 파트너십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한다면 한국은 메모리 강국을 넘어 AI 칩 아키텍처 공동 설계자로 위상을 높일 수 있다. GPU–HBM–인터포저 통합 패키징, 특정 빅테크 전용 메모리 사양 공동 개발 등이 대표적 전략이다.

그러나 약점도 명확하다. 국내 파운드리는 삼성전자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고 팹리스 생태계는 미국·대만·중국에 비해 작다. 인력 부족은 한국·대만이 공유하는 구조적 문제이며 반도체 공장의 전력·용수 소비 급증은 장기적으로 한국도 대만과 유사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파운드리 경쟁력·인력 확보·전력·환경 인프라 재정비는 한국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다.

◆ 한국이 선택해야 할 현실적인 전략...“대체 아닌 보완으로”

전문가들은 한국이 추구해야 할 전략적 방향을 “TSMC의 대체가 아닌 대만 리스크를 보완하는 제2축”으로 규정한다. 글로벌 공급망이 요구하는 것은 대만을 배제하는 새로운 중심이 아니라 지정학·전력·환경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안정적 보완지라는 의미다.

한국이 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면 대만과 경쟁하면서도 공동의 공급망 축을 이루는 구조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한국이 구축해야 할 핵심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지목된다.

첫째는 한국형 제2 생산 허브 구축이다. 첨단 패키징, 파운드리, HBM 생산을 결합한 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해 미국·일본·유럽 빅테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이다. TSMC가 사실상 독점하는 AI 패키징의 병목을 한국이 일부 흡수할 수 있을 때 글로벌 공급망의 ‘보완 축’으로서 역할이 실질적으로 강화된다.

둘째는 HBM 초격차의 전략적 활용이다. HBM·DDR·CXL 등 차세대 메모리를 단순 수출품이 아니라 협상 레버리지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GPU·NPU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공동 개발 체계를 구축하면 한국은 단순 부품 공급자가 아닌 AI 인프라 설계 파트너로 위상을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내수·공공 프로젝트를 통한 팹리스 생태계 육성이다. 국내 AI 인프라 구축, 전장·국방용 반도체 개발 등 공공 수요를 팹리스·장비 기업의 레퍼런스로 활용해 대만처럼 ‘국내 수요가 생태계를 키우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대만 공급망이 국민당·민진당 정권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장기간 축적된 이유도 내수 기반과 정부·산업의 장기 협력에 있었기 때문이다.

대만의 그늘을 반복하지 않으면서 대만이 감당하지 못하는 영역을 한국이 채워 넣는 것. 결국 핵심은 이 하나로 응축된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세계 반도체 지도를 다시 쓰는 지금이 마지막 설계의 시간”이라며 “한국이 HBM 초격차를 기반으로 파운드리·패키징·설계 생태계까지 확장할 수 있다면 K-반도체는 메모리 강국을 넘어 진정한 글로벌 반도체 핵심축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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