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산업별 대출금이 20조 원을 넘게 증가하며 분기 증가 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보험업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크게 늘어난 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과 부실채권 상각이 지속되면서 부동산업 및 건설업 대출은 감소세가 이어졌다. 특히 부동산업 대출은 관련 통계 편제 이후 처음으로 3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5년 3/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3분기 말 전체 산업 대출 잔액은 2014조1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조2000억 원 증가했다. 증가 규모는 2분기(14조5000억 원)보다 커졌다.
제조업 대출은 4조1000억 원 늘어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전 분기(6조 원) 대비 증가 폭은 둔화했다. 2분기 반도체 설비투자 관련 정책자금 집행이 집중된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치면서 전자·컴퓨터·영상·음향·통신장비업 대출은 1000억 원 감소로 돌아섰다.
서비스업 대출은 15조7000억 원 증가하며 전 분기(7조2000억 원)의 두 배가 넘는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금융 및 보험업은 9조6000억 원 늘어 전체 증가세를 주도했다. 이는 전 분기 증가액(1조3000억 원)의 7배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김민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은행의 지주회사 및 특수목적법인(SPC) 대출 확대,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부동산 부실채권 매입을 위한 자산관리회사 자금 조달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업 대출은 1조4000억 원 줄어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감소 폭도 1분기 -3000억 원, 2분기 -9000억 원에 이어 확대되는 흐름이다. 부동산업 대출이 석 달 연속 감소한 사례는 2008년 통계 편제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지방 부동산 시장 부진 장기화 속 구조조정이 지속되면서 부실대출 매·상각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봤다.
건설업 대출 역시 부실채권 상각 영향으로 1조 원 감소했다. 도소매업은 업황 개선에 따라 자금 수요가 줄어들며 2조1000억 원 증가해 전 분기(3조3000억 원) 대비 증가 폭이 축소됐다.
대출 용도별로는 운전자금이 13조6000억 원, 시설자금이 6조6000억 원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이 20조4000억 원 증가하며 증가세를 이어갔고,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3000억 원 감소해 낮은 자금 수요를 나타냈다.
예금은행의 기업 규모별 대출은 대기업이 7조9000억 원, 중소기업이 12조4000억 원 각각 증가해 전반적인 대출 확대 흐름을 반영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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