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성장 동력 이지스자산운용, 중국계 사모펀드로 넘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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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성장 동력 이지스자산운용, 중국계 사모펀드로 넘어가나

직썰 2025-12-05 14:55: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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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이지스자산운용 본사 전경. [이지스자산운용]
서울 여의도 이지스자산운용 본사 전경. [이지스자산운용]

[직썰 / 안중열 기자]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의 매각전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중국계 사모펀드 힐하우스가 인수 희망가를 공격적으로 높이며 추격에 나섰지만, 시장의 판단 기준은 이미 가격을 넘어섰다. 공공성, 정책 정합성, 자본 주권이라는 구조적 판단축이 최종 결정의 핵심 잣대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 자금 6조원 이상을 운용해온 대표 운용사가 중국계 사모펀드에 넘어갈 경우, 공공 프로젝트의 지속성뿐 아니라 국가 전략 자산의 통제 체계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우려가 현실적인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흥국생명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이지스의 사업 구조가 요구하는 정책적 안정성과 장기 운용 역량을 국내 금융사가 가장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는 시장의 판단이 점차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힐하우스 가격 상향에도 시장 흐름은 이미 ‘정합성’으로 이동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힐하우스는 본입찰 당시 9000억대 중반의 가격을 제시했으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을 우려해 인수 희망가를 약 1조1000억원 수준으로 크게 상향했다. 이에 비해 흥국생명은 본입찰 단계에서 이미 약 1조500억원을 제시하며 가장 높은 수준의 가격을 제출했고, 한화생명도 9000억대 중반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겉으로만 보면 힐하우스의 가격 인상으로 양측의 격차가 좁혀지는 듯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이미 가격 경쟁을 넘어 이지스의 공공성과 정책적 역할을 가장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인수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중심으로 떠올랐다.

장기간 공공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운용사의 경영권을 외국계 사모펀드가 확보할 경우 정책 목표와 자산운용 원칙이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이러한 우려가 시장의 판단을 사실상 규정하는 흐름을 만든 셈이다.

◇공공 프로젝트 중심의 사업 모델이 불러오는 정책적 부담

이지스는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행정공제회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장기 자금을 받아 6조원 이상을 운용해 왔다. 이 자금 운용 구조는 이지스의 성장 기반이 되었을 뿐 아니라, 회사의 사업이 본질적으로 공공성과 정책적 연계성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수행된 주요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이러한 성격은 더욱 분명해진다. 이지스는 부산항 신항 양곡부두 개발 사업에서 1350억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을 집행하며 항만 인프라 구축에 참여했고, 수도권과 경남권에서는 신규 데이터센터 개발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국가 디지털 인프라 확충에 기여해 왔다. 하남 지역에서도 40MW급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을 진행했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사업권을 확보하면서 에너지 시스템 전환의 핵심 영역에도 직접 관여하고 있다.

이들 사업은 국가 기반시설과 산업 전략에 직결되어 있고, 정책적 판단과 민감한 정보 관리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영역이다. 따라서 이러한 자산을 운용하는 회사의 지배구조가 외국계 펀드 중심으로 재편될 경우, 정책 방향과 운영 원칙 간 충돌이 심화될 수 있으며 정보와 자산 통제 체계 전반이 흔들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 점이 매각전에서 가장 민감하게 다뤄지는 쟁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보 유출과 전략 왜곡 가능성…자본 주권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

힐하우스가 이지스를 인수하게 되면 공공 인프라와 관련된 전략적 정보가 중국계 자본에 직접 노출될 위험이 존재할 수 있다. 단순한 정보 유출 차원을 넘어, 국내 자산 배분과 산업 전략의 방향성 자체가 외부 이해관계자의 영향력 아래 놓일 수 있는 구조적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어서다.

SK에코프라임 사례는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명확히 보여준 사례로 거론된다. 힐하우스가 회사를 인수한 뒤 약 700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는데, 이는 같은 해 순이익의 네 배를 넘는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회사의 매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국내에서 발생한 이익이 해외로 직접 유출되는 구조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며, 공공 프로젝트 비중이 높은 이지스와 결합될 경우 산업 전략과 자본 흐름의 축이 외부 자본 논리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최종 고비…흥국생명의 ‘현실성’ 더 부각

매각전의 최종 향방을 가를 핵심 단계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다. 공공 프로젝트 비중이 높은 이지스의 지배권을 중국계 사모펀드가 확보하는 구조는 정책적 불일치 가능성이 뚜렷하므로 심사 과정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기존 주주들 사이에서도 외국계 인수에 대한 반대 기류가 지속적으로 존재해 왔다. 이는 단순한 정서적 반감이 아니라, 이지스가 수행해온 사업 특성상 경영참여형 외국계 펀드를 대주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구조적 제약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반면 흥국생명은 보험업을 기반으로 한 장기 자산 운용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정책적 정합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어 시장과 규제기관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인수자로 평가된다. 이러한 요인을 종합할 때 흥국생명이 매각전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는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힐하우스의 ‘중국 중심’ 정체성, 규제 부담 키우는 핵심 요인

힐하우스는 허난성 출신 장 레이 회장이 2005년 설립한 사모펀드로, 초기에는 글로벌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을 내세웠지만 실제 성장 동력은 텐센트, 바이두, 징둥 등 중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에서 비롯되었다. 최근까지도 주요 포트폴리오와 핵심 인력 구성은 중국 중심 특성이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 같은 정체성은 국내 SOC, 데이터센터, 공공 인프라 등 국가 전략과 밀접하게 연결된 자산을 운용하는 이지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규제적 부담을 크게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규제기관 입장에서는 정책적, 산업적, 자본적 측면에서 관리해야 할 위험 요소가 대폭 증가하게 되고, 시장에서도 이러한 특성을 감안해 힐하우스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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