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흑자 뒤에 숨은 리스크…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올인’이 흔드는 재무 기둥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정유 흑자 뒤에 숨은 리스크…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올인’이 흔드는 재무 기둥

한스경제 2025-12-05 14:34:10 신고

3줄요약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연합뉴스 제공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연합뉴스 제공

|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3분기 정유 부문 흑자와 연결 실적 개선을 기록하며 모처럼 웃었다.

하지만 그 너머에는 여전히 구조적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 

배터리 사업은 3년 가까이 적자에 머물며 막대한 자금 유출을 초래했고 부채비율은 178%에 달해 여전히 위험 수위를 넘나든다. 

정유사업이 현금 흐름을 떠받치고 있으나 이는 정제마진과 국제유가에 크게 좌우되는 ‘불안정한 캐시카우’란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은 겉보기로는 실적 회복을 이뤘지만 실상은 여전히 언제든 기울 수 있는 구조 위에 아슬아슬하게 얹혀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0조5332억원, 영업이익 5735억 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SK에너지와 SK루브리컨츠가 포함된 정유·윤활유 부문에서 304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사 실적을 견인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 개선은 국제유가 상승, 재고평가이익 반전, 정제마진 회복 등 외생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결과로 기업의 구조적 체력이 좋아졌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SK이노베이션이 장기 전략으로 강조해 온 배터리 부문에 있다. 

자회사 SK온은 3분기 1조8079억원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 124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보다 적자폭이 다소 줄어든 것이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3년 연속 수천억원대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회사 측은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와 통합법인 출범 등으로 전환점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지만 이미 수차례의 유상증자와 계열사 지원을 거치며 투자자들의 피로감은 한계에 달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025년 3분기 말 현재 178%로 여전히 경고등이 켜져 있다.

회사의 총자산 107조9000억원 중 부채는 69조1000억원에 달한다. 

외형 성장에 가려졌지만 이러한 구조는 투자 확대를 위한 차입 증가, 이자비용 부담 가중, 현금흐름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외화부채가 약 13조원에 육박하는데 이는 환율 변동에 따라 추가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안정적 수익원으로 평가받아 온 정유사업 또한 절대적인 버팀목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정제마진은 배럴당 14~16달러 선에서 유지되고 있지만 이는 글로벌 수요와 공급, 지정학적 리스크, 재고조정 등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크다. 

유가 하락이나 마진 변동이 이뤄질 경우 SK이노베이션 최근의 실적 회복세 역시 순식간에 달라질 수 있다. 

‘정유+배터리’라는 이중 구조는 이론상으로는 포트폴리오 분산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양쪽 모두 외생 변수에 휘둘리는 고(高)위험 조합으로도 볼 수 있다.

배터리 사업은 성장성 측면에서 시장 기대를 모았지만 최근 전기차(EV) 수요 정체,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확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축소 등으로 불확실성이 짙어졌다. 

SK온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법인(JV) 설립, 현지 생산법인 확대 등으로 출혈을 감내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으나 이러한 전략이 아직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이나 삼성SDI는 일정 수준 수익성 방어에 성공하며 SK온과의 전략 격차가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중심 미래 전략이란 명분 아래 막대한 자금을 동원 중이지만 그 대가로 재무 건전성과 유연성을 잃고 있다. 

시장은 이제 성장 스토리보다 재무 안정성과 회수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로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석유화학과 배터리 부문을 포함한 에너지 기업 중장기 리스크를 잇따라 지적하는 추세다.

이러한 잣대에서는 SK이노베이션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이제는 단순한 실적 개선 발표나 투자 확대 선언이 아닌 실질적인 체질 개선과 투자 회수 구조를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며 “정유사업에 기대 숨을 돌리는 사이 배터리 부문에서 다시 한 번 뼈아픈 ‘자금 방어전’을 치러야 할지도 모르는 형국”이라고 내다봤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